[사설]너무 긴 가뭄, 농심이 타들어 간다
[사설]너무 긴 가뭄, 농심이 타들어 간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6.0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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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경남도내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는 등 가뭄이 극심해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올들어 도내 강수량은 206㎜에 불과하다. 이는 평년 369㎜의 55%에 지나지 않은 양이다. 이에 따라 비상 급수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지역 농가들은 심각한 피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금이 모내기 적기이지만 일부 지역은 모내기를 하지 못한 채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고 한다.

어렵사리 물을 대 모내기를 한 논도 가뭄이 길어지면서 낸 모가 대부분 말라죽었다는 농가도 많다. 농업인들은 체념상태에서 매년 6월경에 찾아오는 장마를 기다리고 있다. 비록 늦지만 장맛비로라도 모를 내야겠다는 탄식이다. 사천시 서포면 지역의 경우 하동 청암댐에서 농업용수를 끌어다 쓰고 있다. 하지만 댐에서 거리가 너무 먼데다 물 공급마저 원활치 못해 하천이 메말라 애태우고 있다.

올봄 가뭄은 논 농사뿐 아니라 밭농사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호박 고구마 감자 등 밭작물의 생육 부진은 물론이고 각종 과실수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가뭄이 더 계속된다면 벼농사건 밭농사건 치명적인 피해를 피할 수 없다.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가문 건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기후패턴이다. 오죽하면 조선시대 때에도 임금이 숨을 거두는 순간에도 비를 빌었다는 뜻에서 태종우(太宗雨)란 말이 생겨났겠는가. 태종 임금이 심한 가뭄을 보면서 승하할 때 죽어서도 비를 내리게 하겠노라고 했다는 이야기에서 그의 제삿날인 음력 5월 10일 내리는 비를 태종우라 하지만, 어쨌건 봄 가뭄은 우리 농업의 숙명 같은 것이다.

우리는 농업 분야에서도 선진화를 이루면서 각종 저수시설이 많이 늘어나고, 지하수를 뽑아올려 쓰는 등 봄가뭄 대책이 옛날에 비해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매년 봄이면 가뭄에 시달리는 게 또한 우리 농업이다. 가뭄에 취약한 농지 또는 농업시설에 간이양수장 시설, 배수로 가물막이 시설 등을 확충하여 용수를 한 방울이라도 더 확보하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농업기반을 다지는 일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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