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단톡방, 쪽지가 왔어요] 경험일까 편견일까
[교사 단톡방, 쪽지가 왔어요] 경험일까 편견일까
  • 임명진
  • 승인 2022.06.07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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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현 삼현여자중학교 교사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몇 가지 중독에 빠지게 된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 퇴근 후 집에서 마시는 맥주, 그 외에도 설탕, 밀가루, 소금 등등 우리 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우리를 중독 시키고 의지하게끔 하는 많은 요소들이 있다. 막상 끊어내자고 생각하면 아쉽고, 지속하면 건강과 금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이다. 이런 요소들은 내가 언제 중독되었는지 모르게 나의 삶에 스며들어 나를 힘들게 한다.

학교생활에 있어서도 이러한 중독이 존재한다. 좋게 말하면 ‘경험’이고 나쁘게 말하면 ‘편견’이 그렇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교단에 들어서는 초임교사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다. 처음 해보는 업무, 학생들과의 어색한 수업, 반 학생들과의 관계 등 경험하고 배워야 될 것들이 많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일수록 이러한 업무에 익숙해지게 되고 학생들과의 관계도 익숙함을 넘어 사무적으로 바뀌게 된다. 물론 이러한 경험은 더 나은 업무능력과 선택을 만들 수도 있지만 우리를 편견에 사로잡히게 만들어 혼자만의 전쟁을 치르게끔 만들 수도 있다.

특히 학생들에게 생기는 편견은 더욱 우리를 힘들게 한다. “A는 원래 그런 애에요. 하는 행동이 글러먹었어요.”, “B반은 항상 자요. 수업을 하나도 안 들어요.”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실제로 그 학생이나 반이 좋지 않은 태도를 보이는 것을 보게 된다면, 내 마음속에서는 갱생 불가 판정을 내리고 언제 이 학생들이 사고를 칠까 염려하며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학생들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게 된다면 우리는 경험에 중독되어 잘못된 편견을 가지게 된 것일 수도 있다. 학생들은 다양하고 그들의 생각 역시 다양하다. 모든 문제 학생들이 같은 이유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문제행동을 반복할 것이라는 예상은 그들의 변화 가능성을 무시하는 행동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순간에도 수업 시간에 계속해서 자는 학생, 지각하는 학생,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치는 학생 등등 다양한 얼굴들이 떠오른다. 내가 그들을 ‘원래 그런 학생’으로 한정하는 순간 나는 편견에 사로잡히게 되고 그들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질 것이다. 혹시나 이 글을 보고 내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선생님은 너희를 버리지 않았다. 앞으로 더 성장하고 나아질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특히 3학년 6반 친구들 항상 응원하고 있다. 파이팅 !

다음으로 대입정보 센터 신종현 선생님에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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