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대학 다양성 고려한 대학 평가를 기대한다
[경일포럼]대학 다양성 고려한 대학 평가를 기대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6.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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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김성규 교수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와 서울 수도권 대학 선호현상으로 지방대학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학생 등록금을 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학생모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어려움은 불 보듯 뻔하다.

어느 지방대학 교수가 등록금을 대납하면서 가짜 신입생을 모집했던 이유가 대학 평가를 앞두고 평가를 잘 받기 위함이었다는 보도는 현 실상을 말해주는 것이다. 결과는 모두 처벌을 받았다.

지난해 2021년 대학 기본역량진단 3주기 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딩국은 2015년부터 3년 주기로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를 해왔다.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는 대학구조개혁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저출산, 인구절벽으로 인한 미충원에 대처하고, 고등교육의 질적 수준 제고, 대학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실시됐다. 대학은 자발적으로 평가에 참여하고 평가 내용은 최근 3년간 대학의 핵심적인 교육여건 및 성과를 바탕으로 한다.

선정된 대학은 3년간 혁신지원사업을 통해 국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다. 지난해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을 모두 포함하여 평가대상 285개교 중 52개교가 미 선정됐다.

미선정된 대학들은 평가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고 평가 자료공개와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 대한 감사원 감사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재심사를 받아들여 심사한 결과 13개 대학이 추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3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는 우여곡절 끝에 미선정된 대학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서 마무리됐다.

충원율과 취업률 등이 평가 항목에 있어 모집 학생이 줄고, 취업률도 낮은 지방대학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의 좋은 취지의 평가가 지방대 소멸 가속화에 기여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괄적이고 획일적인 평가가 아닌 대학마다 개별화된 특성과 목적에 맞게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인터넷 신문에 사교련(사단법인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은 “교육부가 2015년부터 3년 주기로 시행해 온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가 재정지원을 통한 비정상적 대학 길들이기가 되고 있다”며“대학 대학기본역량진단처럼 일괄적이고 획일적인 평가로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문제제기했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대학이 주체가 되어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교육부의 평가 틀에 갖혀 있다고 본다.

창의적인 교육혁신과 대학 발전이 이루어지려면 대학이 자기 길을 만들어 찾아가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다. 획일화된 평가 항목을 만들어 전국의 특성화된 다양한 대학을 평가하고 줄을 세우는 것은 대학의 발전을 가져오지 못한다. 자율과 창의성 없이 노벨상을 기대하는 것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일지도 모른다.

정부도 지방화 시대를 맞아 지방에 힘을 실어주는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 지역과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학,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이 상생 협력체제인 협의기구를 만들에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정부는 규제 완화 등으로 제도적인 측면에서 도와야 한다.

선진국 대학들의 특성화의 성공 사례에서 보듯이 지방 대학이 살아남으려면 오직 특성화하는 방법밖에 없다. 우리대학도 설립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각 대학의 특성화를 살려 경쟁력을 키워야한다.

교육부도 대학의 자율적 발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대학기본역량진단’을 개편하는 한편,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 걸 맞는 대학 평가 방법을 도출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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