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6.25 73돌, 우리는 무엇을 했나
[기고]6.25 73돌, 우리는 무엇을 했나
  • 경남일보
  • 승인 2022.06.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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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웅 (전 평통자문위원)
이무웅

 

조국 광복을 통일된 자유민주국가로 승화 발전시키지 못한 채 남과 북으로 갈라진 지 벌써 73년이다. 이 격동의 세월을 지나면서 남과 북, 한민족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서로 다른 방향의 길을 가고 있다.

통일신라 이래 1300여 년 동안 하나의 질서 속에서 가꾸고 지켜온 ‘삶의 동질성’을 하나 둘 상실해 가면서 남북의 사회는 오늘날 모든 분야에서 이질화가 심화되고 있다. 정녕,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민족은 역사적 흔적만을 남긴 채 행해화(行解化·형식만 있고 가치나 의미가 없게 됨)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1985년 9월에 있었던 ‘이산가족 고향 방문단 및 예술 공연단의 상호 교환방문’과 같은 문화교류는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반향을 일으키며 선순환효과를 냈다. 하지만 이도 잠시 남북분단 반세기를 훨씬 넘긴 지금은 대립과 갈등이 노골화돼 불신이 쌓여 당시의 감동과 환희는 삭제된 느낌이다.

근래에 와서 아시아 열강들이 세력을 팽창하면서 사회주의가 부활하고 냉전체제가 가속화하고 있다. 거대 중국은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동남아 허약한 나라를 통째로 삼키려하고, 러시아는 전쟁을 해서라도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공산주의 양대 지주의 하나였던 중국이 국가 발전을 위해 실용주의 노선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이들을 배후에 업고 선 안하무인격 북한은 우려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먹는 게 해결되지 않아 주민들이 굶주려 죽어가고 있는데 지도자라는 사람은 천문학적인 돈을 펑펑 써대며 연일 미사일을 쏴대고 핵 전력에 목을 매고 있다. 호구지책이 안 되는데 무기가 무슨 소용인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일본 역시 언제든지 자국의 이익에 따라 우리나라와의 설익은 우호관계를 손바닥 뒤집듯 할 게 뻔하다. 이 같은 세계열강들의 세력다툼으로 한반도를 중심으로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른바 동북아시아에서 새로운 질서가 개편되는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적 통일로 가기위해서 무엇보다 남북한 상호 노력과 의지가 있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북한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삶에 무관심할 수 없다. 남북한을 갈라놓고 있는 체제나 이데올로기도 마땅히 배척돼야한다. 그리고 남북한 사이를 갈라놓은 철조망을 걷어내고 순수한 구조를 회복시켜 새로운 민족사를 개척하는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민족의 분단을 극복하자면 먼저 그 분단 결과로 인해 한정된 상황을 바로 인식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서 북한 사회를 일단 생지옥으로 치부하거나 남한 사회를 지상낙원으로, 극단적인 비교우위 의식을 갖는다면 설득력 있게 하나의 생각으로 통일시키기가 어렵다. 그런 점에서 통일 문제와 남북한을 보는 시각도 체제와 이데올로기라는 편중적인 시각을 벗어나야 한다. 21세기에 맞는 변화와 성숙의 토대 위에서 새롭게 재정립해야한다.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상대방을 적대시만하고 이해하려하지 않는다면 그 간극은 영원히 좁혀질수가 없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다가가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기기 마련이다.

새 정부가 들어섰다. 그러나 북한의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이에 대비해 죽음의 백조 B-1B 4대를 괌에 전진 배치해 이른바 강대강 기류가 이어지고 있다.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걱정은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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