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결국 사람이다’
[기자의 시각]‘결국 사람이다’
  • 박준언
  • 승인 2022.06.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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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언 기자


지난 2002년 6월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사장단 워크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계열사 사장 12명 등 비롯해 삼성을 이끄는 핵심인력 52명이 참석했다. 사장들은 이 회장이 제시한 ‘5년, 10년 후 우리는 무엇을 먹고사느냐’에 대한 과제를 들고 발표에 나섰다. 그해는 삼성이 10년 만에 시가 총액 20배, 세전이익은 66배가 성장한 눈부신 성과를 거둔 해였다. 그런데도 이 회장은 5년 10년 뒤 삼성을 이끌어갈 무엇인가를 찾았다. 발표를 모두 경청한 이 회장의 말 한마디는 참석자들에 강렬히 인상을 남겼다. “내일 일도 모르는데 10년 후를 어찌 알겠는가. 사람이다. 사람”. 이 회장이 생각한 미래 성장엔진 동력은 결국 ‘사람’이었다. 이 회장은 “여러분들은 인재 대여섯 명을 금방 데려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한 사람이라도 모셔오면 큰일 하는 거다. 그럼 내가 박수를 쳐주겠다”고 당시 참석자들은 회고했다. 이 회장이 생각한 ‘사람’은 오늘날 삼성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제 대선도 지방선거도 모두 끝났다. 요란하던 선거용 차량도 벽보도 사라졌다. 거친 태풍이 한 차례 지나간 것처럼 고요하다. 남은 것은 당선자와 낙선자 그리고 그들에 대한 평가다.

김해도 12년 만에 정권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교체됐다. 민주당의 성지로 불리며 ‘영남 속의 민주’로 불렸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지는 못했다. 이제 다음 달이면 새 시장이 시정을 이끌게 된다. 선거 기간 동안 많은 공약을 쏟아내며 지역 발전 청사진을 제시했다. 참신한 공약도 있었지만, 임기 내에 실현 불가능한 선거용 공약도 없지 않았다. 4년 임기동안 공약을 모두 실천하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잘 구분해 차근차근 실천하는 것을 지켜볼 뿐이다. 공약 이행은 결국 사람의 일이다. 김해시에는 약 2000여명의 공무원이 있다. 이들은 수장인 시장이 생각하는 그림을 결과물로 만들어 시민에게 돌려주는 사람들이다. 시장의 성공과 실패는 어떤 사람을 등용하느냐에 달렸다. 지난 정권의 사람이라고 배척하기보다는 일 잘하는 사람을 과감히 발탁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포용과 용단이 필요하다. 기업이나 행정이나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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