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테슬라 본사 이전에서 경남이 터득할 점
[경일시론]테슬라 본사 이전에서 경남이 터득할 점
  • 경남일보
  • 승인 2022.06.1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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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 (객원논설위원)
송부용 객원논설위원


미국의 대표적 전기차 생산업체인 테슬라가 지난 4월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본사를 옮기고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테슬라의 경영주인 일론 머스크가 지난해 10월초 이전을 전격 선언한 후 불과 6개월만이다. 이전한 배경에서 어쩌면 위기에 빠진 경남호가 헤쳐갈 수 있는 기업유치 전략과 해법을 빨리 찾을 수 있겠다. 실리콘밸리는 정보화가 시작된 후 지난 30~40년 동안 테슬라를 포함하여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세계 최고의 첨단IT기술기업과 인재의 집적지로 설명이 필요 없는 혁신거점으로 발전해 왔다. 첨단기술기업 집적화는 비싼 주거비용과 교통, 환경과 삶의 질 저하 등 도시문제도 동시에 가져왔다. 머스크는 결국 공장 확장성 한계와 직원들의 긴 출퇴근시간에 따른 생산성 감소를 이유로 본사를 전격 이전한 것이다.

겉으로 보면 이들 두 요인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저렴한 주거비와 생활비에 소득세와 법인세가 없는 오스틴 지역은 기업주로선 매력덩어리다. 여기에 수준 높은 공교육과 가족 친화적 사회 분위기에 우수 대학이 즐비하며, 다양성과 양질의 노동력이 풍부한데다 주 정부는 기업하기 좋도록 사업친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수많은 다국적기업들이 앞다퉈 이전해 가는 실정이다. 이 여파는 노동자, 학생, 내외국인의 전입을 부추기는 선순환구조로 다져져 텍사스 발전을 이끌고 있다. 낮은 전기세와 잘 구축된 인프라에 토네이도나 지진, 해일이나 폭설 같은 자연재해의 위험이 극히 낮아서 첨단기술 집적지로 손색이 없다는 인식도 날로 확산되고 있다. 오스틴은 콜로라도 강 언덕에 위치하여 살기 좋고 사업하기 좋은 최적지로 군림하고 있는데, 1990년대에 삼성전자가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지은 후 인텔, IBM, 오라클, 3M 등 내로라하는 첨단소재기업들이 자진해 들어서면서 이제는 실리콘밸리에 대항하는 실리콘힐스라 불리어진다.

테슬라가 본사를 오스틴으로 옮기고 생산라인을 확충한 진짜 이유는 이러한 엄청난 장점이자 기업외적 요인들과는 사뭇 다른데 있다. 일괄생산라인 구축이 그것이다. 전기차 경쟁력의 핵이자 찻값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셀부터 모듈 제작, 그리고 팩 조립과 함께 차체의 도장과 조립까지의 전 공정을 하나의 공장에서 수행한다는 점이다. 공장은 4층 구조로, 원통형인 배터리 셀을 4층에서 생산한 뒤 아래 3층으로 떨어뜨리면 이를 받아서 배터리 팩을 완성하게 되고, 완성차 조립공정의 2층으로 다시 팩이 보내져서 전기차가 완성되는 구조이다. 우리나라 LG엔솔은 배터리의 가장 기본인 셀(전지)을 만드는 기업이다. 현대, 기아차 등은 LG엔솔과 같은 외부의 배터리업체에서 만든 셀을 받아, 먼저 셀들을 이어붙인 모듈을 만들고, 모듈을 이어 붙여 차에 탑재할 팩을 만들어 전기차 생산에 사용, 완성하는 구조다. 테슬라는 그간 전기차 한 대당 수천 개의 원통형 전지를 탑재했는데, 일관생산능력을 갖춘 오스틴 공장에서는 대형 전지인 ‘4680’배터리 셀을 사용함으로써 1000개 정도로 낮추었고, 냉각용 배관도 줄어들기 때문에 생산비를 대폭 절감하게 한 것이다.

기업을 유치하려면 오스틴의 경험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살기 좋고 기업하기 좋은 곳, 즉 주거와 생활에 학교와 문화, 위락과 환경 기능을 높이고, 넓은 땅 공급과 각종 세 부담을 최대한 완화시켜야 한다. 때마침 윤석열 정부는 기회발전특구(ODZ)를 조성하여 파격적 세제지원과 거침없는 규제특례로 재투자를 유인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경남도는 ODZ의 빠른 지정과 오스틴의 경험을, 도내 자동차 부품소재기업들은 테슬라의 도전과 추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고 세계시장을 선점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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