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한민국 기업가정신수도의 성지 지수면 승산마을
[기고]대한민국 기업가정신수도의 성지 지수면 승산마을
  • 경남일보
  • 승인 2022.06.1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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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율(경상국립대학교 경영정보학과 교수)
정대율 교수


2018년 7월 10일 한국경영학회는 진주시를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수도로 선포했다. 진주는 천년이 넘는 유서 깊은 역사가 지금도 살아 숨쉬는 학문과 문화와 정신의 도시이다. 근대에 와서는 LG, GS, 삼성, 효성, 넥센, 대교 등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 그룹들의 창업주를 배출해 창업과 기업가정신의 산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지수초등학교는 LG 구인회 회장, 삼성 이병철 회장, 효성 조홍제 회장 등 굴지의 기업인들을 배출한 기업가정신의 산실이다.

진주를 중심으로 서부경남지역에서 굴지의 글로벌 기업인들이 무수히 많이 배출된 배경에는 남명 조식선생의 실천중심의 경의사상(敬義思想)과 같은 정신적 지주가 있었으며, 이러한 사상이 서부 경남의 많은 유학자들을 통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의사상을 기반으로 오늘날 굴지의 기업을 만든 기업가정신으로 잇는데 승산마을의 지신정 허준선생과 구인회 회장의 조부이신 만회공 구연호선생, 이병철 회장의 조부인 문산 이홍석 선생, 조홍제 회장의 종조부인 서천 조정규 선생과 같은 구한말의 우수한 유학자들이 있었다.

남명선생의 경의사상은 사람과 인재를 중시하고 의로운 뜻을 실천에 옮기는 것을 중요시한다. 이러한 정신이 이병철 회장의 인재제일주의, 구인회 회장의 인화정신, 조홍제 회장의 국리민복과 같은 기업가정신으로 이어졌다.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 무대에 나아가 사회적 책임과 ESG 경영을 잘 수행하면서 오래가는 장수기업으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우리 고유의 기업가정신 정립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사상적, 철학적 뿌리를 튼튼히 하여 대한민국 기업인이라면 누구나 올바른 기업가정신을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진주시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서로 힘을 모아 옛 지수초등학교 부지에 K-기업가정신센터를 설립하여 지난 3월 29일 개소식을 했다. 향후 이곳은 전국의 청년창업사관학교 학생들을 비롯하여 전국의 수많은 기업인과 청소년들의 기업가정신을 함양하는 요람이 될 것이다.

K-기업가정신센터가 입지한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는 부자동네로서 예로부터 많은 인물을 배출한 곳이다. 지금도 수많은 기업인과 유명 인사들의 생가가 보존되어 있다. 예로부터 승산리는 승산동 천석군 동네라 불리웠다. 조선시대 한양에서도 승산마을은 부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고 알려져 있었다. “진주는 몰라도 승산은 안다”는 말이 있다. 이 말 속에 한양의 명문세도가들이 승산마을 부자들과 얼마나 서로 인연을 맺기를 원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구한말 승산마을에는 만석군 2가구를 포함하여 천석군 이상의 가구가 16가구나 있었으며, 전체 재산의 규모로 보면 약 6만석에 달했다고 했다.

승산마을의 허씨와 구씨 부자들은 조상대대로 축적된 토지자본을 이용하여 구인회를 중심으로 상업자본과 산업자본에 투자하여 더 큰 돈을 벌었으며, 이것이 기반이 되어 오늘날 LG/GS그룹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들은 근검절약과 겸손을 가장 중요한 미덕으로 삼았으며, 화합을 제일의 가훈으로 삼았다. 그리고 이들 가문은 어려움을 당한 이웃들을 돌보는 데 가장 앞장섰으며, 국난이 일어났을 때 국가와 민족을 위해 홀연히 일어났다. 이러한 그들의 근검절약과 화합의 정신은 오늘날 대기업을 이루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겸손의 미덕이 있었기에 오랜 세월 동안 부자로 남아 있게 하였다. 또한 이들의 구휼정신과 구국정신이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의 뿌리를 찾고 맥을 잇기 위해서는 승산마을을 중심으로 기업가정신 팸투어를 지속적으로 전개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LG/GS그룹 구씨 가문과 허씨 가문의 집안이 모인 승산마을과 함께 100년의 역사가 깃든 옛 지수초등학교 교정에 마련된 K-기업가정신센터, 기업가정신도서관, 전시관, 체험관들 둘러보면서 진정한 기업가정신을 되새겨야 한다. 특히, 승산마을 한가운데 자리잡은 지신고가와 마을 뒤편의 산기슭에 자리잡은 지신정, 그리고 허준선생이 남긴 허씨의장비의 비문을 읽고 진정한 부자정신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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