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현대판 붕당 정치
[천왕봉]현대판 붕당 정치
  • 경남일보
  • 승인 2022.06.1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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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논설위원)
 
조선조 선조는 1590년 일본의 침략 야욕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황윤길(서인)을 정사로, 김성일(동인)을 부사로 삼아 통신사를 일본에 파견했다. 이듬해 돌아온 통신사에게 물었다. “일본이 정말 쳐들어 올 것 같소?” 황윤길은 “왜적이 반드시 쳐들어 올 것 입니다. 대비책을 마련하셔야 합니다”고 아„다. 반면 김성일은 “침략 정황을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 과장되게 보고해 민심을 동요케 하고 있습니다”고 했다.

▶파견된 두 사신은 같은 광경을 봤는데도 서로 전혀 다른 보고를 했다. 하지만 김성일은 같은 당파인 동인들에게는 “일본은 쳐들어 올 것이다”고 했다. “왜 침략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짓 보고했는냐”는 질문에 김성일은 이렇게 대답했다. “서인(황윤길)이 쳐들어 온다고 하니 우리(동인)는 이를 반대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1년 후 일본이 침략(임진왜란)했다. 전쟁의 참란 속에서 국토는 유린되고, 백성은 귀중한 목숨과 재산을 잃었고, 삶은 참혹했다. 사욕만을 앞세운 붕당 정치가 빚어진 국난이었다.

▶그리고 420년이 지난 지금 여야 간은 물론 같은 당내에서 벌어지는 다툼을 보면 현대판 붕당 정치다. 국민의힘에서는 당대표파(친이준석)와 친윤파(윤석열핵심관계자) 간 계파싸움이 가관이다. 민주당에서도 친명파(친이재명)과 친문파(친문재인) 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이들에게 국가·국민 보다는 계파 이익이 우선이고, 더 중요하다. 420년 전에 그랬듯이 지금도 현대판 붕당 정치에 의해 고통받는 것은 국민들뿐이다.
 
정영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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