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70] 허무의 한철 (우대식 시인)
[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70] 허무의 한철 (우대식 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22.06.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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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의 주루에 앉아 긴 밤을 보낸다
연암도 생각하구 연암이 깎던 참외도 생각하구
강물 위로 흘러가는 여자의 손톱은 붉고 파랗다
허무의 한 철에 모든 것이 이상하게 찬란하다

 

-우대식 시인의 ‘허무의 한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라는 말은 도연명이 쓴 ‘도화원기’의 배경이다. 진시황의 폭정을 피해 숨어든 곳에서 분명 ‘한 철’을 산 듯한데, 세상은 500년이 흐른 동진 시대라 하였다는 데서 유래한다. 무릉도원. 천국. 찾을 수 없는 이상향.

그렇다. 세상이 부박할수록 우리는 이상향을 꿈꾼다. 시인이 먼 여행지에서 연암을 생각한 것을 보니, 그곳인가 보다. 장자제. 연암은 요동 1200리 앞에서 울어도 좋을 곳이라 했다. 변한 시대에 사는 시인도 중국 땅 ‘주루’에서 연암의 ‘허무’를 읽는다. 저 휘황한 불빛 안에 허무 말고 무엇이 있는가.

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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