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구호 경상국립대 강사
공자는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이라고 하며, “위정자가 먼저 그 몸과 행하는 바를 바르게 하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게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위정자가 자신의 몸을 바르게 하고, 행하는 바를 바르게 하는 것’이 정치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에게 공자가 말한 ‘정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몸과 행하는 바를 바르게 하기 보다는 개인의 영달에 더 혈안이 되어 있는 정치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자기를 바르게 하기 보다는 이권과 영달에 더 관심이 많다 보니 앞뒤가 뒤바뀐 일들이 많다.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단체장 및 기초단체장들이 내건 공약사업비를 모두 합치면 900조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한 해 예산이 600조 정도인데 900조가 넘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의아하여 언론에서조차 비판을 가했다. 대다수의 후보자들이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나 방안도 없이 당선을 위한 선심성 공약을 먼저 내놓고 보자는 식이다. 앞뒤가 뒤바뀐 일이다.
일찍이 맹자는 “백성들을 살아가기 어려움에 처하게 하여 죄를 짓게 만들어 놓고 백성을 붙잡아서 벌을 가하는 것은 백성을 그물질하는 것”이라 했다. 범법자를 잘 잡겠다는 것은 백성을 그물질하는 일을 잘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들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고위 공직자가 백성을 그물질하는 일로 싸우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일이고 도리에도 맞지 않는 일이다.
국민들이 죄를 짓지 않게 살 수 있게 법을 만들고 제도를 개선하는 일이 먼저다.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야 할 일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고위 공직을 맡고 있으니, 국민들은 고달프고 짜증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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