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주인과 하수인
[경일춘추]주인과 하수인
  • 경남일보
  • 승인 2022.06.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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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구호 경상국립대 강사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가 화제가 되고 있다. 부부가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동네 빵집에서 빵을 사고,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것 등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대통령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동네 빵집에서 빵을 사는 일이 화제가 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인식이 특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통령은 헌법에 명시된 바와 같이,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가의 원수로서 국정의 최고 책임을 지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은 행정부를 지휘하고 감독할 권한을 가지며,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군을 통수하고 공무원을 임면(任免)하고, 법률을 집행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에 대해 대통령령을 발동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또한 대통령은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고, 그에 따른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막강하고 막중한 권한을 지닌 대통령이 일반인에게는 특별하게 인식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러한 권한을 부여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생각해보면 대통령에 대한 인식은 달라질 수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선출직 공직자들의 권한은 그들을 선출한 국민들로부터 위임된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의 모든 권한이 국민들에게 있다. 그것은 대통령을 비롯한 국회의원, 지자체의 장들도 잘 알고 있는 일이다. 그래서 그들은 선거 때만 되면 국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기 위해 갖은 수모와 비방도 감수하면서까지 애걸복걸하고, 심지어 읍소하는 사람도 있다. 국민과 지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심부름꾼인 하수인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애걸복걸하여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이 대통령을 비롯한 선출직 공직자들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 심부름꾼인 대통령을 비롯한 선출직 공직자들의 사생활이 화제가 되고, 국민의 관심사가 된다는 것은 주인의 입장에서는 다소 의아한 일이다. 주인은 심부름꾼인 하수인을 감독하고 관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주인이 주인이라는 생각이 없고, 주인으로 행동하지 못하면 심부름꾼인 하수인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것은 우리 근현대사가 잘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주인다운 모습은 어떤 것일까?

미국의 어느 경제학자가 현대 한국인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고 한다. “국민들이 국가권력에 지배받는데 익숙하여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통제해도 저항할 줄을 모르고, 무상배급을 좋아하고, 책임감이 없고, 이성적인 사고가 부족하여 선동에 잘 당하는 사고방식 등이 조선시대 노예근성과 다르지 않다” 주인다운 모습은 미국의 경제학자가 지적한 조선시대 노예근성과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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