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전라도 의병장 김천일 선생과 2차 진주성 전투
[기고]전라도 의병장 김천일 선생과 2차 진주성 전투
  • 경남일보
  • 승인 2022.06.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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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현 전 진주시의원
 
 
430년 전 호남 의병장 김천일 선생은 300여 명의 호남 의병을 이끌고 풍전등화와 같은 진주성에 입성했다.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진주성을 공격해 1차 전투 패배를 설욕한 후 전라도를 점령해 이순신 장군의 배후를 치라는 명령을 내린 상태였다.

조정에서도 왜군 10만 명이 진격하는 진주성을 놓고 수성파(守成派)와 공성파(空城派)의 논쟁으로 갈피를 잡지못하고 있었다. 명나라도 왜군과 강화협상을 하면서 진주성에 관해서는 수수방관, 사실상 진주성 방어를 포기했다. 결국 조정에서는 한시가 급한 진주성에 대한 대책없이 시간만 허비했다.

김천일 선생과 의병들도 진주성에서 6000명의 조선 군사로 10만 왜군을 막아내고 살아남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진주성이 무너지면 호남도 위험하고 곡창지대인 호남이 왜군의 손아귀에 넘어가면 조선도 위험하다는 판단으로 진주성에서 결사 항전을 하기로 했다. 이때 김천일 선생 군사 300여 명, 황진 장군 700여 명, 고경명 장군의 큰아들 고종후 400여 명 등 전라도 병력과 의병들이 속속 진주성으로 몰려들었다.

이때 진주성에 있던 사람들은 “이제는 살았다”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이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1593년 7월 20일(음력 6월 22일)부터 7월 27일까지 10만 왜군과 진주성 결사대의 밤낮 없는 치열한 전투가 8일 동안 계속됐다.

왜군은 7월 27일(음력 6월 29일) 2만 명 정도의 병력을 5개 조로 편성해 차례로 쉴 새 없이 동문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장마철 비가 내려 약해질대로 약해진 성곽은 조금씩 틈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를 알안챈 왜군은 성곽 밑 부분돌을 빼내어 결국 성은 무너지고 말았다.

동문성이 무너지자 왜군은 노도와 같이 밀려 들어와 장병이든 주민이든 닥치는 대로 학살을 자행했다. 이때 김천일 선생도 장남 김상건과 함께 끝까지 항전하다가 결국 장남과 함께 남강에 몸을 던져 옥쇄했다.

계사년 2차 진주성 전투는 임진왜란을 통틀어 가장 치열했고 양측 희생자도 가장 많은 최대의 격전이었다. 왜군 사상자 3만 8000명, 조선 군관민의 희생자 6만 명에 달하는 큰 희생이 있었던 2차 진주성 전투였다.

왜군은 2차 진주성 전투의 큰 희생으로 호남 진출을 포기하고 퇴각했다. 결국 진주성 2차 전투에 참가한 호남 의병과 진주성 군관민의 결사 항전으로 조선을 구한 것이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영호남 지역갈등이 심각하다. 최근의 선거에서도 극명하게 표출됐고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지역 이기주의를 조장하고 거기에 편성해 이익을 보는 정치인들이 많다.

이러한 행위를 하는 이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선조들은 영호남이 이웃이며 나라가 위급할 때 같이 목숨 바쳐 싸워 국난을 극복했다.

지난 14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전남 나주 정렬사에서 문열공 김천일 선생 창의 제430주년 추모 제향이 있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진주시장을 비롯한 진주문화원, 진주향교, 진주성결사대 등 몇 개의 진주지역 단체에서 추모 제향 화환을 보냈고, 제향의 종헌관을 진주문화원장이 맡기도 했다.

매년 해오는 행사이지만 우리조상들이 영호남 구분 없이 국난을 극복하기위해 목숨을 걸고 지키고자 했던 그런 때가 있었음을 다시한번 상기하는 계기였다. 이러한 뜻을 되살려 앞으로 진주시와 나주시 간에 좀 더 밀접하고 발전적인 관계의 모색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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