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동냥 벼슬’
[천왕봉]‘동냥 벼슬’
  • 경남일보
  • 승인 2022.06.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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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위원)
흔히 국희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도의원, 시의원 등 선출직을 ‘동냥 벼슬’이라고 부른다. 동냥아치가 한푼 두푼 구걸하고 한 됫박씩 쌀을 얻듯이 유권자들에게 한 표 한 표 얻어 6.1 제8회 지방선거에서 당선이라는 영예를 얻은 인사의 임기가 모레부터 시작된다.

▶‘동냥 벼슬’에 출마로 그 집안의 3대 내력이 까발려졌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선거판에 쉽게 얼굴을 내밀 수 없었다. 아무리 인품이 훌륭해도 표를 구걸할 수밖에 없다. 유권자들은 자신의 한 표를 그냥 쉽게 주지 않았다. 후보자들은 한 표라도 더 얻으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돌아다녔고, 잘 숙여지지 않는 허리도 최대한 굽혀가면서 애쓴 결과 당선됐다.

▶모든 국민들을 한곳에 모아놓고 개개인의 의사를 물어 결정하는 직접 민주주의는 인구의 기하급수적 증가로 인해 불가능 하다. 그래서 주민들의 대표를 선출, 개개인의 의사 결정권을 위임받은 선출직 공직자를 뽑았다. 하지만 깜도 안되는 인사의 당선도 있다.

▶일단 후보들의 인품과 식견, 전문성과 경력도 두루 살폈지만 ‘동냥 벼슬자’는 거의가 겸손하고 주민들과 친한 인사의 당선이 많았다. 마음을 잘 읽어야 했고, 소리를 들어야 했다. 임기가 시작되는 모레부터 ‘당선되더니 코빼기도 안 비친다’는 말이 나올 것이 분명하다. 목에 힘이 들어간 순간부터 차기 선거에 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수기·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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