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청렴과 공정의 힘
[현장칼럼]청렴과 공정의 힘
  • 김윤관
  • 승인 2022.06.2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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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관기자



지난 6·1 지방선거가 끝난 6월 한 달 간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를 이끌어 갈 단체장들에게 많은 관심이 쏠렸다.

초선 당선인들은 인수위를 꾸리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데 공을 들였다. 재선이나 삼선에 성공한 단체장들 역시 업무의 연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지역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이 중에서도 경남지역에서 단연 언론지면을 가장 많이 차지한 인물은 박완수 도지사 당선인과 홍남표 창원시장 당선인이었다.

지자체의 규모 면에서나 위상, 그리고 그에 따른 정치적 영향력 등을 따졌을 때 두 당선인의 주목도가 높았던 건 당연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경남 전 지역이 국민의 힘 압승으로 끝난 6·1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언론으로부터 ‘화제의 당선인’으로 관심을 모은 인물은 장충남 남해군수였다.

민선 7기 동안 남해~여수 해저터널과 국도 3호선 창선~삼동 구간 4차로 확장 사업 등 대규모 국책 사업을 동시에 성사시키면서 1조원에 육박하는 국비를 확보한 업적을 달성하긴 했지만, 인구 4만 명을 간신히 넘는 ‘군’ 단위 기초 지자체장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다는 일은 거의 없었기에 이례적이었다.

이번에 장 군수가 관심의 대상이 된 데는 경남, 부산, 울산, 경북, 대구 등 영남권 70개 기초지방자치단체 당선인 중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대구·경북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한 부울경 지역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가운데서도, 영남에서 유일한 재선 민주당 단체장이 된 것이다. ‘남해군민들은 역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소속 정당보다는 인물 본위로 투표에 주안점을 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남해군민들은 장 군수에게 어떠한 이유로 압도적인 신뢰를 보낸 것일까?

이는 당선 후 장 군수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에서 그 이유의 한 단면을 찾을 수 있을 법 하다. 장 군수는 영남권 유일한 더불어 민주당 당선자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그 의미를 부풀리려고 하지 않고 있다. 다수의 인터뷰를 통해 장 군수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할 뿐, 자세를 더 낮추고 있다.

재선 당선 후 장 군수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단어는 ‘청렴과 공정’, 그리고 ‘겸손’이다. 청렴과 공정은 공직자의 기본 덕목이자, 너무나 당연한 가치이기에 정치인의 말 치고는 무색무취한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장 군수는 ‘청렴과 공정’이 남해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청렴과 공정’이 당연한 공직자의 덕목이라고는 하지만, 현실은 또 그렇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도내 지자체에서는 공정과 청렴이 실종되면서 단체장 궐위 사태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고, 장 군수가 취임하기 전 남해군에서도 공무원 승진 청탁을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군수 측근이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장 군수가 말하는 ‘청렴과 공정’은 비단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겠다는 의미뿐 아니라, 미래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데 오히려 더 큰 방점이 찍혀 있는 듯하다.

남해~여수 해저터널과 국도 3호선 4차로 확장 사업을 동시에 성사시킬 수 있었던 저변에는 남해군의 ‘청렴과 공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앞으로 추진할 대규모 민간자본 유치과정에서도 ‘청렴과 공정’을 통해 더 큰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청렴과 공정 없이는 신뢰를 형성할 수 없고, 신뢰가 없으면 행정적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게 장 군수의 소신으로 보인다. 청렴과 공정을 개발과 발전의 견인차로 연결 짓는 모습이 생소하기도 하고, 동시에 뭔가 깊은 설득력을 품고 있는 듯도 하다. 청렴과 공정의 적극적 해석이자 공격적인 활용인 셈이다. 영남권 유일한 민주당 당선자라는 이채로움만큼이나 독특하고 신선한 접근법으로 읽힌다. 바로 이런 겸손한 모습이 영남권 유일한 민주당 당선자라는 영예를 안겨다 준 힘이 아닐까.

 

김윤관 (서부취재본부(사천·남해·하동)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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