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소인(小人)과 대인(大人)
[경일춘추]소인(小人)과 대인(大人)
  • 경남일보
  • 승인 2022.06.3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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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구호 (경상국립대학교 강사)
조구호


한때 대인배(大人輩)라는 말이 유행했다. 덩치가 크고 말은 그럴듯하게 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좀스러운 사람을 비꼬는 말이었다. 이 말이 유행한 것은 역으로 대인다운 모습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 담겨있었다고 하겠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사사건건 서로를 비방하고 헐뜯는 여야 정치인들에게 신물이 난 국민들은 대인배가 아닌, 대인다운 모습을 바라고 있다.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대인다운 모습은 어떤 것일까? 논어에서는 이를 구별하는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점들을 말하고 있다.

첫째, 잘못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느냐 남에게서 찾느냐는 것이다. 소인들은 잘못이 있으면 그 원인을 남에게서 찾는다고 한다. 나는 잘못이 없고 남이 잘못해 일이 그르치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 대인은 자기에게서 잘못을 찾고, 자기 자신을 반성한다고 한다. 두 번째,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를 좋아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것이다. 소인들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를 좋아하여 자기를 과시하고 남이 잘 되는 것을 시기하고 질투하지만, 대인은 다른 사람과 두루 어울리되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사람의 이목과 이익에 상관없이 자기의 할 일을 묵묵히 하는 것이 대인이고, 소인은 다른 사람의 이목과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고 한다. 셋째, 소인들은 패거리를 짓지만 대인은 패거리를 짓지 않는다고 했다. 패거리를 짓는다는 것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 비슷한 사람끼리 작당하여 이익을 추구하고 다른 사람을 배척한다는 것이다. 많은 역사적 사건들에서 보았듯이 내 편에 이로우면 무조건 선(善)이고 내 편에 해로우면 무조건 악(惡)이라는 패거리 정치가 그것이다.

이런 기준으로 오늘의 정치지도자들을 보면 어떤 모습일까? 여야 정치인들은 서로를 비방하기가 바쁘다. 모든 문제는 상대방의 잘못으로 비롯되었고, 자기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은 전직 대통령이나 전 정부 인사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그들보다 자신들이 더 우월하다는 것을 과시하려고 한다.

상대를 비난하거나 자신을 과시하는 것으로 상대방보다 우월해지지 않는다. 대인의 풍모는 초상지풍(草上之風)이라 했다. 대인의 덕풍(德風)이 불면 백성은 절로 덕초(德草)가 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들은 상대를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소인배 같은 짓에 골몰하기보다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대인다운 덕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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