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산불지와 땅밀림지, 돌발강우 대비해야
[경일포럼]산불지와 땅밀림지, 돌발강우 대비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2.07.0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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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경상국립대학교 교수·시인)
박재현 경상국립대 교수


최근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전례 없는 폭우로 홍수가 발생하고, 산사태가 났다. 10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재해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유럽은 폭서로 찜통에 허덕인다. 낮 기온이 43도를 넘어가고 있다니, 견디기 힘든 더위다. 우리도 대구나 도시권에서는 지금도 더위에 허덕인다. 더구나 가뭄으로 인해 농경지가 마르고, 가뭄 때문에 잡초밭으로 변한 대규모 연밭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렇게 기상변화를 예측하지 못하는 기후변화가 이미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할 거다.

기후변화로 인해 미래 강우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그로 인해 얼마의 비가 올 것인가도 오리무중이다. 그런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돌발강우는 순식간에 찾아온다. 돌발강우가 온다면 피해를 많이 발생시킬 곳들이 주변에 많다. 산불 지역이 그렇고 땅밀림지가 그렇다. 산불지는 수목이 불타고 오랜 가뭄에 토양은 돌발강우에 무방비 상태다. 집중호우가 내린다면, 산사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짧은 시간 동안에 이를 방비할 대책은 그리 많지 않다. 시간도 없고, 또 어디에서 피해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꾸려 피해 발생 가능지역을 사전 조사하여 응급대책이라도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배수로를 정비할 필요가 있는 곳을 찾는 것이 그것이다. 특히 산지에서는 계곡뿐만 아니라 미세계류가 많아 빗물이 유입될 수 있는 지역의 배수체계의 정비만으로도 큰 피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필요한 곳이 땅밀림지다.

필자가 전국의 땅밀림지를 조사하고 연구한 결과, 땅밀림이 잘 발생하는 곳을 여러 유형으로 분류해 보았더니 인가 근처의 다락밭 경작지에서 땅밀림이 자주 발생하고 최근에도 진주시, 산청군, 남해군, 합천군, 사천시, 양산시, 하동군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더욱이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곳도 많다. 이러한 지역에 대해서는, 우선하여 안정성 검토를 연구하여 조속히 복구대책을 수립하는 것도 필요하며, 응급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아울러 재해발생시 주민 대피계획을 수립해 놓고, 강우시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필자가 우려하는 곳 중의 한 곳이 산청군 방곡리 땅밀림지다. 하단부에는 저수지 조성공사 중인데, 집중호우시 땅밀림으로 저수지에 피해가 갈 우려가 있고, 만일에 그런 일이 발생하였을 때 하류 마을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미 인장균열과 단차로 인해 산지비탈면이 갈라진 현상이 도드라지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산지 중간 아래를 묘지로 쓰기 위해 부분적으로 절취한 곳이 많아 땅밀림이 발생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엔 그런 일이 없었으나,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의 증가 등으로 땅밀림에 취약한 지질과 토질의 상태가 징후를 드러내고 있다. 선영이 모셔진 무덤 주변으로 토지가 갈라지고 무너지고 있다면 후손의 처지에서는 얼마나 당혹스럽고 마음 아픈 일인가. 산청군에도 전라남도 해남에도, 경상북도 칠곡에도 그런 곳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하수 때문이다. 토질이 땅밀림에 취약하고 점토질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또한, 저수지 주변이 그렇다. 저수지의 수위가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동안 토양의 이완이 심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지역은 땅속의 지질 상태를 시추해 파악하고 명확한 복구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렇지 않았을 때는 재차 무너지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는 인류에게 있어 재앙이다. 당장 더워서 허덕이고, 집중호우로 산지 재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예측 가능하면 대처도 빠르겠지만, 예측이 안 되니 예방조치를 더 탄탄히 해야 한다. 산불지와 땅밀림지는 이미 재해에 노출되어 있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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