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일보 CEO경제포럼 지상강좌]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경남일보 CEO경제포럼 지상강좌]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 백지영
  • 승인 2022.07.03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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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화주의 부활…한국 고찰 필요한 때”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맞물려 노골적으로 부활하고 있는 ‘중화주의’를 강력하게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오후 7시 진주시 동방관광호텔에서 ‘경남일보 CEO 경제포럼 제5강’이 열렸다.

이날 20여 년의 기자 생활과 특파원 근무 등의 중국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인문경영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유광종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시진핑의 인문학’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유 소장은 “중화사상의 부활로 일대일로와 홍콩, 대만 등 중국의 외교정세가 급변하고 있다”면서 “그에 따른 인접 국가인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중화사상의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후이며, 그 배경으로는 중국의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꼽았다.

중국은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에 나서면서 지난 수십년 간 미국에 이어 세계2위의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했다. 베이징 올림픽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중국식 개혁·개방에 자신감이 붙었지만 한편으로는 급속한 경제성장에 가려진 어두운 이면을 극복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유 소장은 “중국식 성장의 이면에는 중국 사회의 고질적인 부정·부패라는 검은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었다”면서 “경제성장에 따른 빈곤격차 확대 등 사회 불만이 폭증하고 더 이상 이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고 여겨 2012년 시진핑이 집권하면서 대대적인 부패 관료 척결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유 소장은 이를 중국으로서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게 된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의 반부패 정책은 곳곳에서 저항에 부딪혔다. 유 소장은 “부패 척결에 들어가자 검은 돈으로 움직이던 경제 활동이 멈추고 부패한 관료들은 태업에 나섰다. 돈 맛을 알게 된 관료들이 강한 힘을 거머쥔 공산당을 따르는 척은 했지만 진심으로 믿지는 않게 됐다”고 했다.

외부에서도 중국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14억이라는 인구를 앞세운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미국을 위협하는 경제대국으로 올라서자 미국 등 국제 사회에서는 중국을 제재하고 견제하는 법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않았던 안과 밖에서의 강력한 도전과 위협을 타개할 수단으로 중화사상의 부활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유 소장은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더 이상 공산당 통치 이념이 14억 인구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각계각층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새로운 이념이 필요했고, 그게 바로 중화 민족주의 부활”이라고 설명했다.

시진핑은 강력한 반부패 정책으로 내부의 반대세력을 하나둘 척결했다. 중화사상의 부활이 시진핑의 집권을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작용했다는 게 유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의 오랜 습성인 황제 1인과 그에 복속하는 신료 그룹이라는 ‘황제-노예’ 구조로 권력구조가 회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중화사상으로 무장한 중국은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렸다. ‘아시아의 허브’로 통하던 홍콩의 급작스런 몰락과 대만과의 문제를 거론했다. 유 소장은 “시진핑의 집권 이후 세계의 반대에도 홍콩에 국가안전법을 적용한 결과, 무역과 금융의 허브로 통하던 홍콩은 그 가치를 상실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면서 “중국이 홍콩을 탄압하고, 대만을 압박하는 그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원래 하나의 나라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하나의 나라라고 설명하기 힘든 다양한 부분이 혼재한 중국으로서는 가장 용인할 수 없는 상황이 누군가 자신들을 분열시키는 작업인데, 이 때 가장 깨지기 쉬운 꼭지점이 바로 홍콩과 대만”이라고 설명했다.

반중을 내세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연임에 성공하고, 미국이 대만에 군사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을 자신들을 분열시키려는 맥락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항해 중국은 중화사상을 부활하며 내부를 단속하고, 바깥으로는 일대일로와 함께 남중국해 산호섬을 매워 비행장으로 탈바꿈 시키는 등 적극적인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유 소장은 바로 이러한 노골적인 중화사상의 부활이 우리나라에도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칠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우리나라 천연자원 97%를 들여오는 남중국해가 차례차례 중국 내해가 되면 한국도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소장은 “기존 동북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폭넓게 국제정세를 바라봐야 한다. 중화사상의 부활을 철저한 준비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경고했다.

한편 이날 제1기 경남일보CEO경제포럼 원우들은 지난 강의에서 임원진 선임에 이어 분과장 선출에 나섰다. 분과별로 △1분과장 김우식 골든튤립 호텔남강 대표 △2분과장 이경희 테일러메이드 대표 △3분과장 전우창 LG건아시스템㈜ 대표 △4분과장 조희지 진주바이오진흥원제품홍보판매장 대표 △5분과장 김태욱 김취열기념의료재단 프라임병원 이사장 △6분과장 하승희 아시아레이크사이드호텔 대표 등 6명이 분과장으로 선출됐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지난 30일 진주시 옥봉동 호텔동방에서 열린 경남일보 CEO경제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강의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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