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나들이[77]
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나들이[77]
  • 경남일보
  • 승인 2022.07.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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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에 감사드립니다=도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선 글에서 6·1 지방선거를 마친 뒤 볼 수 있었던 ‘당선사례’라는 말을 가지고 좀 더 알기 쉬운 말을 챙겨 썼으면 하는 바람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무슨 선거를 하든지 선거에 나온 사람들이 많이 쓰는 ‘일꾼’이란 말도 말의 여러 가지 뜻이 있으니 그것을 잘 알고 가려서 쓰자는 말씀도 이어서 드렸습니다. 그렇게 했음에도 우리 둘레에는 여전히 아리송한 말들을 쓴 펼침막과 글이 많이 있습니다.

선거가 끝난 바로 뒤에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지난 달 끝에는 지방선거에서 뽑히지 않았거나 맡았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을 알리는 기별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런 기별에서 많이 나온 말이 “그 동안 성원에 감사드립니다”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는 사람한테 물어보았습니다. ‘성원’이 무슨 뜻이냐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응원’ 비슷한 말 아닌가 하더라구요. 그래서 ‘응원’은 무슨 뜻이냐고 다시 물었더니 “이겨라 이겨라”, “잘해라 잘해라”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제대로 뜻을 모르고 있는 것은 참일(사실)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내건 사람 또는 그 말을 한 사람은 그 뜻을 잘 알고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좀 답답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도 ‘성원에 감사드립니다.’라는 말을 자주 보셨을 것이고 또 자주 쓰시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성원’과 ‘응원’이 어떻게 다르냐고 물으면 얼른 답을 하시기가 쉽지 않으실 것입니다. 무슨 말이든 제대로 알고 쓰는 것이 맞지만 다들 다른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은 잘 몰라도 버릇처럼 따라서 쓰기가 쉬운 것 같습니다. 잘 모르는 말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을 비슷한 때와 곳에서 쓰는 수가 많다는 것이죠.

하지만 한자말이라는 것이 뜻을 담고 있는 말이라서 뜻풀이를 하면 알 수는 있는데 제대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 풀거리(문제)입니다. ‘성원(聲援)’은 한자를 한 자 한 자 풀면 ‘소리 성(聲)’에 ‘당길 원(援)’입니다. 한자 뜻을 가지고 그대로 풀이하면 ‘소리 내어 당기다’가 되겠지만 말집 사전에서는 ‘소리를 질러 응원함’, ‘하는 일이 잘 되도록 격려하거나 도와줌’이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성원’의 뜻풀이에 나오는 ‘응원(應援)’은 한자 ‘응할 응(應)’에 ‘당길 원(援)’을 쓰고 ‘겨루기 따위에서 이기도록 힘이나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지요. 이런 풀이를 하고 보면 굳이 이 말을 써야 할 까닭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뽑기에서 뽑힌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저마다 찍어 주신 분들과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나타내고 싶다면 이렇게 어려운 말을 쓸 것이 아니라 좀 쉬운 말을 쓰면 좋겠습니다. 뽑힌 분이나 그렇지 않은 분이나 저마다 도와 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나타낼 수 있는 말인 “도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마움 잊지 않겠습니다”처럼 쓰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스스로 국민의, 시민의 ‘일꾼’이라고 말씀하시는 ‘정치를 하시는 분’들이 국민, 시민들에게 누구나 알기 쉬운 말을 쓰는 데 앞장서야 하고 정책 이름을 지을 때도 쉬운 말로 짓는 데 마음을 써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챙기시는 온 나라 교육감님들께서는 아이들이 배우는 배움책인 교과서에 있는 어려운 말들을 쉬운 말로 바꾸는 일에 앞장을 서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가리치고 배우는 알맹이인 ‘배움책’을 쉬운 말로 바꾸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성원에 감사드립니다”는 말을 써야 할 때 오늘 보신 이야기를 떠올려 쉬운 말로 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말부터 하나씩 쉬운 말로 바꿔 쓰면서, 쉬운 말 쓰기에 다 같이 힘을 써 주시기를 바랍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늘맡음빛(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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