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현장 '나는 이렇게 들었다' 대한민국연극제 리허설
극단 현장 '나는 이렇게 들었다' 대한민국연극제 리허설
  • 백지영
  • 승인 2022.07.0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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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밀양서 본경연 나서…가짜 뉴스 범람 속 ‘이야기’의 힘을 묻다

“수고했습니다. 오늘은 밀양 대극장 규모로 리허설 해봤는데 괜찮네요. 여기서 한 번 더 하면 제가 실망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기억만 갖고 밀양으로 갑시다”

지난 5일 오후 8시 40분께 진주시 동성동 현장아트홀 3층 연습실. 리허설을 마치고 고능석 연출에게 만족스럽다는 평을 받은 배우들의 표정이 환했다.

극단 ‘현장’은 오는 8일 밀양에서 개막하는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 경연에 경남 대표로 참가한다. 이들이 밀양으로 떠나기 전, 진주에서 출품작 ‘나는 이렇게 들었다’ 최종 리허설하는 공연장을 찾았다.

매년 전국을 순회하며 열려온 대한민국연극제가 15년 만에 경남에서 펼쳐지는 만큼, 경남 대표로 나서는 이번 경연은 더욱 의미가 크다.

고 연출은 “경연 결과를 떠나, 최선을 다해 관객에게 ‘역시 경남 대표 극단은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이렇게 들었다’는 조선 후기 소설을 전문적으로 읽어주던 낭독가인 ‘전기수’를 다룬 창작 연극이다. 해학과 풍자가 있는 마당극 형식이다.

한양에서 구경꾼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던 전기수 흥삼은 관졸들을 피해 보부상 천서방과 함께 경상도 가리울골로 내려온다. 이후 마을에는 재력가 황부자에 대한 불만과 욕이 나오기 시작한다. 변화가 흥삼 때문이라고 생각한 황부자는 한양에 사는 친척 김진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김진사가 흥삼을 문초하자 가리울골 주민들은 흥삼을 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인 만큼, 연극은 온통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들로 가득하다. 들려주는 이야기 속 등장인물을 오가며 이 부챗짓에는 근엄한 양반, 저 부챗짓에는 목소리에 애교가 가득 찬 기생으로 변신한다. 배우들은 연신 땀을 훔치면서도 팔색조처럼 이야기 속 여러 인물을 오간다.

초반 경쾌한 음악과 함께 흥겨운 분위기를 자아내던 극은 후반부 흥삼과 김진사 간 문답, 하나의 이야기가 가리울골 주민들을 거치며 변화하는 과정 등에 접어들며 관객들을 생각에 잠기게 한다.

고 연출은 배우들에게 역할 변신이나 발음보다, 이야기를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데 신경 써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우리 시대에서 이야기가 차지하는 힘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준비한 작품”이라며 “관객이 이야기가 자기 삶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시대가 배경이지만 시의성이 크다”며 “현재 우리나라 역시 하나의 사건을 두고 각자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고 다르게 전달해 가짜 뉴스가 난무하고 있지 않나”고 반문했다.

흥삼 역을 맡은 최고참 김헌근 배우는 “공연이 ‘이야기꾼의 이야기’지만, 한편으로는 내 이야기 같다고 생각한다”며 “연기할 때마다 내가 왜 연극을 하는지, 연극을 통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올해 1윌 극단에 들어와 이 작품으로 프로 데뷔를 한 막내 강규안 배우(헐랭이 역)은 “극단 식구들과 함께 하는 첫 과정이라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라며 “다들 잘하셔서 저만 잘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경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극단 ‘현장’은 오는 10일 오후 7시 30분 밀양아리랑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 경연작 ‘나는 이렇게 들었다’를 무대에 올린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지난 5일 진주시 동성동 현장아트홀 3층 공연장에서 극단 ‘현장’ 배우들이 연극 ‘나는 이렇게 들었다’ 진주 최종 리허설을 하고 있다. 극단 ‘현장’은 이 작품으로 오는 8일 밀양에서 개막하는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에 경남 대표로써 본선 경연에 나선다. 박재건 인턴기자
지난 5일 진주시 동성동 현장아트홀 3층 공연장에서 극단 ‘현장’ 배우들이 연극 ‘나는 이렇게 들었다’ 진주 최종 리허설을 하고 있다. 극단 ‘현장’은 이 작품으로 오는 8일 밀양에서 개막하는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에 경남 대표로써 본선 경연에 나선다. 박재건 인턴기자

 
지난 5일 진주시 동성동 현장아트홀 3층 공연장에서 극단 ‘현장’ 배우들이 연극 ‘나는 이렇게 들었다’ 진주 최종 리허설을 하고 있다. 극단 ‘현장’은 이 작품으로 오는 8일 밀양에서 개막하는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에 경남 대표로써 본선 경연에 나선다. 박재건 인턴기자

 
지난 5일 진주시 동성동 현장아트홀 3층 공연장에서 극단 ‘현장’ 배우들이 연극 ‘나는 이렇게 들었다’ 진주 최종 리허설을 하고 있다. 극단 ‘현장’은 이 작품으로 오는 8일 밀양에서 개막하는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에 경남 대표로써 본선 경연에 나선다. 다. 박재건 인턴기자

 
지난 5일 진주시 동성동 현장아트홀 3층 공연장에서 극단 ‘현장’ 배우들이 연극 ‘나는 이렇게 들었다’ 진주 최종 리허설을 하고 있다. 극단 ‘현장’은 이 작품으로 오는 8일 밀양에서 개막하는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에 경남 대표로써 본선 경연에 나선다. 박재건 인턴기자

 
지난 5일 진주시 동성동 현장아트홀 3층 공연장에서 극단 ‘현장’ 배우들이 연극 ‘나는 이렇게 들었다’ 진주 최종 리허설을 하고 있다. 극단 ‘현장’은 이 작품으로 오는 8일 밀양에서 개막하는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에 경남 대표로써 본선 경연에 나선다. 박재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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