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서경 시인, ‘유독 그곳만 환한 볕마루,’ 발간
안서경 시인, ‘유독 그곳만 환한 볕마루,’ 발간
  • 박성민
  • 승인 2022.07.11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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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국립대 국문과 졸업 동문
경상국립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안서경 시인이 28년 만에 시집 ‘유독 그곳만 환한 볕마루,’를 냈다.

안서경 시인은 1986년 시문학지에 김춘수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MBC 구성작가로 활동했으며 장기간 미국 뉴저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거주했다. 시집으로 ‘그리운 저녁’(1994)이 있다. 현재 국제PEN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경기시인협회 회원이다.

시집에는 시 76편이 4갈래로 나뉘어 실려 있다. 안서경 시인은 “볕마루에 앉고 싶다”라고 말한다. 머리말에서 시인은 “오래된 볕마루가 있었다”라면서 “오랫동안 밖을 떠돌다 결국 돌아와 찾은 것이 저 찰나의 환한 볕마루가 아니었나, 한 번쯤 온전히 갇혀보고 싶었던 내 생의 간절한 볕마루는 무엇이었을까”라고 스스로 묻는다.

시집의 발문을 쓴 박동규 문학평론가(서울대 명예교수)는 “그만의 오래고 소중한 ‘볕마루’는 긴장의 이미지이다. 이 긴장은 공간 사이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을 초월하여 시를 발아하는 자리가 되리란 것을 보여준다. ‘숙제가 많이 늦어버린 아이처럼’ 하지만 그를 ‘기다려준 시’에게 넉넉 보답해 가리라는 것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풀어준다.

시 ‘이현동’은 시인이 대학 시절 살았던 진주시 이현동의 풍경으로 읽힌다. ‘풀죽은 달맞이꽃/ 강을 바라 서 있다’는 대목에서는 이현동 나불천변에 선 젊은 시인을 연상하게 한다. 시 ‘저문 진양호에 비’에서는 ‘정작 떠나고 싶은 시간/ 호수는 그어 누빈 어둠 한 채 펴고/ 그만 잠들려 한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던 젊은 날의 추억일까. 하지만 시 ‘다시 진양호에서’ 첫 연 ‘모두들 떠났었구나, 인연의 깊은 그늘 속으로’에서 우리는 시인도 떠난 사람의 한 명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진주를 떠나 서울에서 살다가 다시 서울을 떠나 미국에서 15년가량 살고 돌아온 시인에게 고향은 이렇듯 떠나고 싶을 때는 떠날 수 없다가 정작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떠나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박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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