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초대석] 김지연 ‘일신문학’ 발행인
[문화 초대석] 김지연 ‘일신문학’ 발행인
  • 백지영
  • 승인 2022.07.12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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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향 가득 진주여고 문학지 만들려 전국 수소문”
동문 문학인과 교류…故박경리도 권유
타 문학회에 반향…“우리도 만들자”


 
김지연 일신문학 발행인. 사진제공=서울문화


종이책을 읽지 않고 동네 서점이 문을 닫는 시대. 평균 연령 70대의 여류 문인들이 의기투합해 최근 이색적인 문학지를 창간했다.

소설가 김지연(여·81)을 주축으로 진주여고 동문이 만든 ‘일신문학’이 그것.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국내에서 이처럼 특정 고교 출신들이 모여 문학지를 발행한 것은 최초로 추정된다. 지난 11일 오후 ‘일신문학’ 발행인인 김지연 소설가에게 창간 배경을 물었다.

그는 “십수 년 전부터 막연하게 ‘일신문학’ 발간을 꿈꿔왔지만 바쁜 삶에 시간만 흘려보냈다”며 “지난해 여든이 되면서 조급한 마음이 들어 본격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김 발행인은 196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196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해 50여 년간 소설가의 길을 걸으며 30권 이상의 소설을 집필한 원로 문인이다. 화려한 수상 경력은 물론 문학계 주요 단체장을 역임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편에는 늘 자신의 뿌리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 진주여고 졸업 후 상경한 그는 대학 졸업과 함께 고향 진주로 내려와 경남일보에서 문화부 기자로 근무한 3년을 제외하면 줄곧 타향에서 거주했다. 오래 떠나있었던 만큼 고향과 모교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진주여고는 문향(文香)이 세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타지역에는 없던 지역 문화예술축제 ‘개천예술제’ 영향으로 학생들이 백일장에 나가고 문예반 활동을 하는 등 문학에 열정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 시절 문학을 좋아해 한참 열심히 쓰고 읽고 공부했던 이들 중엔 자기 재능을 꽃피운 이도 적지 않을 테니, 함께 모여 문학으로 교류하면 좋겠다 싶었다. 그는 과거 진주여고 선배인 고 박경리 선생 생전에 이러한 구상을 전했다가 “지연 씨가 한번 만들어봐”라는 권유를 듣기도 했다.

김 발행인은 “요즘은 사람들이 책은 읽지 않는 시대다. 책 광고나 연재소설, 서점 등을 찾기 힘들다”며 “이런 때일수록 우리끼리라도 서로 자극하며 정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찾듯 5개월간 전국에서 70명의 동문 문인들을 찾았고, 진주여고의 과거 교명에서 이름을 따온 ‘일신문학회’를 창립했다.

‘일신문학’ 창간호에는 김 발행인을 비롯해 소설가 박경리, 시인 김여정, 수필가 정혜옥 등 진주여고 출신 문인 60여 명이 쓴 시·시조·아동문학·수필·논단·소설 등 다양한 문학 작품이 실렸다.

김 발행인은 “일신문학회는 구성원 연령대가 50대부터 80대까지로 다양하지만 모두 문학에 몸을 담고 있어서인지 가족처럼 각별한 느낌이 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창립 몇 달 안 됐지만 단톡(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으로 작품을 올리고 서로 감상을 주고받는 등 열성적”이라며 “어디에도 뿜어낼 수 없었던 문학에 대한 열정을 이곳에서는 드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일신문학’ 창간이 진주 출향 작가 모임인 남강문학회 등에서도 반향을 일으키면서 타교 출신 문인들 사이에선 “우리 학교도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귀띔했다.

김 발행인은 연간지로 시작한 ‘일신문학’을 내년에는 상·하반기 각 1회 발행하는 등 점차 늘려 계간지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일종의 동문지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국내 괜찮은 작품들이 실리는 독립된 본격 문학지로 성숙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김지연 일신문학 발행인. 사진제공=서울문화
김지연 일신문학 발행인. 사진제공=서울문화
김지연 일신문학 발행인. 사진제공=서울문화
일신문학 창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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