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막걸리
[천왕봉]막걸리
  • 경남일보
  • 승인 2022.07.1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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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1970년대말까지도 주류세는 비중 있는 국세였다. 주로 교육 관련 정부 예산의 재원이었다. 일선 세무서에는 밀주를 단속하는 전담부서가 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집집마다 몰래 막걸리를 빚어 가양주 삼아 즐겼다. ‘술 치러 간다’는 소문이 돌면 술독 감추기에 혼비백산하던 시절이다.

▶일제가 가양주를 법으로 금하기 전에는 집집 마다 가문의 전통주가 전해져 내려 왔고 그 기본은 막걸리였다. 공동탁주라는 이름 아래 통폐합을 단행, 맛의 다양성도 잃고 숙성과 발효도 간편화, 막걸리의 사양화를 재촉해 소주나 맥주, 양주에 견줘 하급주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방송 CNN은 막걸리를 차세대 대표적 한류상품으로 지목했다. MZ세대들이 막걸리를 ‘문화 컨텐츠’라는 인식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막걸리의 순수한 맛과 전통주라는 매력에 반해 직접 제조하고 맛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시인 천상병은 막걸리 애호가로 유명하다. ‘술은 신의 은총이다. 술도 밥이다’라고 할 정도. 트로트 경연에서 영탁이 부른 ‘막걸리 한잔’으로 막걸리는 재인식되고 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도 최근 ‘백걸리’라는 술을 출시했다. 더덕, 밤, 땅콩, 유자, 오미자 등을 이용한 특색있는 막걸리가 인기를 끈다. 옛 가양주가 되살아 나고 있는 양상이다. 국산 와인과 라면, 김치가 세계시장을 노리듯 막걸리가 ‘한류’에 편승할 날도 멀지 않았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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