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파크 골프와 동행하여 망서를 즐겨 보자
[경일칼럼]파크 골프와 동행하여 망서를 즐겨 보자
  • 경남일보
  • 승인 2022.07.1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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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 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고영실

1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도 아직 오지 않았는데 너무 더워 숨이 막힐 지경이다. 모두들 아우성이다. 여름은 더운 것이 당연한 것인데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우선 더우니까 더위만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더 덥다. 이럴 때 내리는 소나기는 대지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슴까지 깊숙이 적셔준다. 그저 평소에 내리는 단순한 비가 아니라 자연이 선물해 주는 소중한 생명의 비가 된다. 오아시스도 사막을 만날 때 그 가치를 발휘하듯이 말이다. 이렇게 더울 때는 이열치한(以熱治寒) 혹은 이열치냉(以熱治冷)이 어울릴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은 이열치열(以熱治熱)을 어김없이 소환한다.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지만 우리 선조들은 뜨거운 삼계탕을 먹으면서 무더운 여름을 보내곤 했다. 날씨가 더울 때는 몸의 열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안에서 쌓이기 때문에 뜨거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몸의 더운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원리다. 뜨거운 음식을 먹게 되면 우리 몸은 말초 피부 혈관이 늘어나 외부 노출 면적 역시 늘어나면서 많은 체온이 외부로 방출하게 된다. 다시 말해 뜨거운 것을 먹는 동안에는 많은 땀을 흘리게 되어 더위를 더 많이 느끼지만 땀을 많이 흘린 만큼 체온이 내려가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음식을 먹으면서 더위를 식히기도 하지만 휴가(休暇)를 떠나기도 한다. 한자로 휴가(休暇)는 편안하게 쉴 틈을 뜻한다. 쉴 휴()는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편히 앉은 모습이고, 틈 가()는 한가한 날()을 빌린다()는 뜻이다. 서양에서는 휴가를 뜻하는 바캉스(vacance)는 단순히 더위만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원인 바카티오(vacatio)의 뜻도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비우는 것이다. 이것이 영어 베케이션(vacation)으로 이어졌다. 무더위를 식히는 피서지 선택도 동양과 서양은 차이가 있다. 동양에서는 산이나 계곡, 서양에서는 바다나 섬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주위를 보면 더위를 모면하기 위해 피서(避暑)를 떠나곤 하는데 피서보다 망서(忘暑)가 더 효율성이 있을 것 같다. 피서는 더위를 피하는 것이다. 바다와 계곡으로 더위를 피해 가면 일시적인 효과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그곳을 벗어나면 다시 폭염의 현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물오리는 추울 때 물속에서 추위를 피한다고 하지만 더울수록 폭염을 피해서 도망 다니기보다는 더위의 중심에서 더위 속으로 더 몰입하면 상대적인 더위를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다. 알고 보면 더위의 실체는 주관적 의식이 우선 하기도 한다. 더위는 피할 대상이 아니라 수용해야 할 현상이라는 것을 인식할 때 비로소 더위를 이길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여름은 더울 수밖에 없다는 기본적인 인식의 무장이 가끔은 필요하다. 더위를 인정하면 짜증도 덜 나고, 더위를 거부하고 피해 다니는 사람은 여름을 언제나 괴롭고 힘들게 보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시니어들에게 어울리는 파크 골프와 동행 하면 더위를 쉽게 잊게 해 준다는 것이다. 우리 진주는 대한민국 파크 골프의 효시(嚆矢). 진주시 에서도 파크 골프장 확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동호인들의 욕구를 충족 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다. 시니어들은 매일 만보 걷기 완수에 매진한다. 운동의 시작은 걷기부터다. 걷기는 건강의 지름길이다. 파크 골프를 재미있게 즐기다 보면 만보가 쉽게 채워진다. 그리고 무더위도 잊게 해주는 망서(忘暑)도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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