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기후위기 시대, 비상걸린 창원시 수돗물 관리
[현장칼럼] 기후위기 시대, 비상걸린 창원시 수돗물 관리
  • 이은수
  • 승인 2022.07.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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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수 창원총국 취재팀장


지난 7일 석동정수장에서 깔따구가 발견된 이후 진해지역 가정집에서 수돗물 유충 발생 신고가 접수가 잇따르고 있다. 10여곳에서 유충이 추가로 검출됐고, 마릿수는 수백마리에 달한다.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느냐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수돗물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돼 임시방편으로 대충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더욱이 창원시는 석동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된 사실을 ‘늦장 공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가 당면한 석동정수장 유충 발생 문제. 시민위생과 관련해 신뢰위기가 발생했다. 유충이 발견됐다면, 위기관리를 잘 해서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야 했음에도 불신을 키워 반성해야 할 점들이 있다. 위기가 발생하면 빠르고 투명하게 소통을 해야 하는데 실무선에서 하루정도 늦게 보고했다.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되는 것이다.

시는 뒤늦게 제1부시장을 특별조사관으로 전문가집단을 구성해서 대응하고 있으며,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단일창구를 꾸렸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이와 관련 지난 15일 간부회의에서 석동정수장 유충발생 관련 빠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른 시일 내에 물이 깨끗하게 만들어지는 여러 과정에 어떤 품질관리적 측면에 문제가 있었는지, 전문성 부족은 없었는지를 파악해서 시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빠른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했다.

석동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이 문제가 되면서 용원을 제외한 진해지역 6만 5300세대, 15만 300여명에게 큰 부담을 줬다.

무엇보다 전문성 강화가 요구되지만 순환근무(잦은 부서이동)로 인해 위기관리 능력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석동정수장의 운영·관리를 담당하는 근무 인원은 과장 1명과 담당 2명을 포함해 총 17명. 현 부서에서 만 3년을 채운 인원은 없고, 정수장 근무경력이 아예 없는 인원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10명이나 된다. 이러다보니 긴급 상황에서 대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석동정수장에서는 급속여과지와 활성탄여과지 세척수를 재사용하는 등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수질사고 발생에 정수장 근무 인력 전문성 강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원수에서 정수생산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물 관리체계가 필요하고, 수질개선을 위해 정수공정시설 현대화 등 노후시설 전반에 대한 개선에 힘써야 하며, 예산확보를 통해 도입 가능한 부분은 적극 반영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녹조나 각종 소형생물 발생 등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생산·공급하는 일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커다란 물그릇을 나눠서 안전하게 가정집까지 공급하는 중차대한 일에 차질이 생겼는데 공무원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도 안될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과 함께 운영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이 대두된다. 이전과 달리 마른 장마가 지속되고 태풍이 불지 않는다. 하천은 말랐고, 점차 고여가는 낙동강은 다시 녹조가 점령하기 시작했다. 전세계적으로 폭염·폭설·폭우·대형산불·가뭄 등 재앙에 가까운 기후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기후위기’라는 말로 대체되고, ‘수돗물 관리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수돗물 관리도 이전보다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전문인력을 강화하고, 수돗물 사고발생 시 대응 매뉴얼을 개선해야 한다. 먹는 물에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낙동강유역환경청, 수자원공사와 공조체제 강화도 필수적이다. 민선 8기 홍남표호(號) 첫 과제로 수돗물 안전이 떠올랐다. 홍 시장은 “물 문제만큼은 확실히 바로 잡겠다”고 공언했다. 시민들이 더 이상 불안해 하지 않도록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처방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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