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수의 건강이야기]한 여름 밤, 오싹한 두통
[조민수의 건강이야기]한 여름 밤, 오싹한 두통
  • 경남일보
  • 승인 2022.07.2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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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수 (바로마디 정형외과신경외과내과의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조민수


어느덧 한여름이 찾아왔다. 낮에는 말할것 없고, 밤에도 에어컨, 선풍기를 총동원하여 무더위와 사투를 벌인다. 더운 날씨 출근길 차안에서, 집에서, 직장에서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면서도 쾌적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지만, 한참 있다 보면 서늘하면서 오싹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그런 여름날의 일상 속에서 한 번씩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먹고 느껴지는 그런 시린 두통이 있지는 않으셨나? 설사가 나거나 배가 아프지는 않으셨나?

두통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어보게 되는 흔한 증상 중의 하나이다. 원인도 다양하여 이 지면을 할애하여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대부분의 두통은 감기와 같은 발열을 동반한 상황에서 나타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난후 찾아오는 긴장성 두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일반적인 경우의 두통은 타이레놀 한두알 먹으면서 한 숨 푹 자고, 하루 이틀 지나면 좋아지고는 한다.

하지만, 필자가 20대 후반에 혈기왕성한 신경외과 의사로 수련을 하면서 만났던 두통 환자들은 정말 오싹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자발성 뇌출혈 환자들의 경우는 환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황당한 경우가 많다. 평소 전조 증상이 뚜렷이 없으면서 갑작스레 찾아오고, 그런데다 기능적 장애를 초래할뿐 아니라 생사가 왔다갔다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도 허다하니 말이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피할 수 없는 각자의 운명인 것인가? 물론,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하기도 하겠지만, 결국 평생토록 우리 몸의 구석 구석 혈액을 운반하는 혈관에 관한 문제에서 시작된 것일 것이다. 우리몸의 혈관은 평생토록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추신경계와 함께 자율신경계의 오묘한 능력으로 우리몸의 온도를 36.5도 정도로 적정하게 유지하려고 하고, 상황에 맞게 필요한 장기로 혈액을 집중적으로 공급하도록 하여, 긴박한 상황에서는 온힘을 다해 위기 상황을 모면하도록 하고, 편안한 상태에서는 나중에 쓰일 에너지를 비축하도록 한다.

이런 오묘한 기능을 하는 자율신경계가 요즘 같은 실외와 실내의 온도차가 많은 시기에 힘들어 한다. 실외에 있으면 더우니,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피부의 말초혈관을 확장시키면서 땀을 배출하도록 하는데, 냉방이 잘된 실내에 있으면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반대로 피부의 혈관을 수축시키고, 근육을 떨게 만들어 체온을 높이려고 하니 자율신경계가 할일이 많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어 말초혈관의 수축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내장기관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두통, 복통, 무기력증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자율신경계와 혈관의 건강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의 성인병 예방도 중요하고, 증상이 심하거나 반복 될 때에는 적절한 검사를 제때 받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요즘 같이 실내외 온도차가 큰 상황에서 적절한 실내온도를 유지하여 본인의 자율신경계의 혼란을 줄여주는 것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여름철 실내 온도를 26도, 습도를 4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하니, 당장 에어컨 설정온도를 확인해보고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고물가,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낭비도 줄일 겸 말이다. 필자는 한여름에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하러 갈때엔 꼭 긴 옷을 챙긴다. 냉방이 잘된 곳에 가면 냉장고 안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 들어서 긴팔 옷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어야 몸이 편하고는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의 소중한 자율신경계에게 혼란을 줄여주고, 일의 부담을 줄여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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