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초등학생들의 폭력
[경일춘추]초등학생들의 폭력
  • 경남일보
  • 승인 2022.07.2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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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구호 (경상국립대학교 강사)
조구호 강사


최근 초등학생들의 폭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전북 익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5학년 학생이 교사와 친구들에게 욕설과 폭력을 행하여 다른 학교로 전학 조치되는 일이 있었고, 지난 4일에는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싸움을 말리는 교사에게 욕설을 퍼붓고 흉기로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잇달아 터지는 초등학생들의 폭력에 교육당국은 물론 학부모들과 국민들은 당혹스럽기만 하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 잘은 모르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을 것 같다. 그동안 학생들의 인권과 자율 등을 강조해 온 교육당국의 지시에 일방적으로 따라야 하는 일선 학교에서는 폭력 학생을 처벌하고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폭력행위로 다른 학교로 전학 처분을 받은 학생은 전학 간 학교에서도 폭력적인 말과 행동으로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발생하자, 오히려 아동학대라는 주장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

학생들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교사는 학생을 교육하고 지도하는 것이 업무이고 권한이다. 그런 교사의 업무와 권한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으면 교육은 이루어질 수 없다. 교육은 우리의 희망이고 미래이다. 국토가 넓지 않고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의 힘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민주화 된 사회로 평가를 받는 것도 교육 덕분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열을 칭찬하고 부러워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 교육은 기대와 희망보다는 걱정과 불안의 대상이 되었다. 교사는 학생을 제대로 교육할 수 없고, 학생들은 교사를 존경하고 신뢰하지 않는 풍조가 만연해졌다.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고, 학생들도 교사의 말을 듣지 않고 심지어 폭언과 폭행을 가하는 일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교사들도 교육자로서 지켜야할 최소한의 윤리마저 지키지 않은 일도 흔히 일어나고 있다.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사이의 믿음과 사랑이 근본이다. 교사가 학생을 사랑과 믿음으로 가르치고 지도해야 하듯이, 학생들도 교사를 존경과 믿음으로 배우고 따라야 한다.

존경과 신뢰가 없는 교육은 죽은 교육이다. 초등학생들의 폭력은 죽어가는 교육계에 보내는 경고음이다. 경고음을 무시하면 더 큰 재앙이 닥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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