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600)
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600)
  • 경남일보
  • 승인 2022.07.2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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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경남 출신 부모를 둔 재일 한국인 작가 유미리(2)
필자는 유미리 기사를 검색하면서 잡지 ‘씨네21’, 네이버 블로그 등을 뒤적거렸다. 거기서 유미리 기사와 함께 서정원 기자의 기사 ‘한국계 여성 작가들 전미 도서상 시, 번역 수상’을 주목했다. 그 기사의 작은 제목 ‘한국계 작가들이 미국 문학계를 호령했다’는 내용이 가슴 떨리게 했기 때문이다.

그 기사는 다음과 같다. “전미도서재단은 제71회 전미도서상 수상작으로 재미동포 최돈미 영문시집 ‘DMZ 콜로니’(시 부문)와 모건 가일스가 영역한 재일동포 유미리의 소설 ‘도쿄 우에노 역’(번역부문)을 선정했다고 19일(2020년 11월) 밝혔다. 시상식은 코로나19 탓에 온라인으로 열렸다. 각 부문에서 한국계 최초 수상이고 2개 이상 부문에서 동시에 한국계 수상자가 나온 것도 처음이다. 전미도서상은 미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픽션, 논픽션, 시, 번역문학, 아동문학 등 5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지난 해 한국계 미국인 작가 수전 최의 ‘트러스트 엑스사이즈’가 소설 부문에서 수상했다. 최돈미 시인의 ‘DMZ 콜로니’는 한국 전쟁과 분단이 인간에게 남긴 상흔을 다채롭게 다룬 작품으로 지난 4월 미국에서 출간했다. 비전향 장기수 안학섭씨와의 인터뷰 내용, 1951년 산청·함양 양민학살 사건 당시 살아남은 아이들 얘기 등을 시적으로 승화시켰다. 전미도서재단은 ‘사진, 손글씨, 그림 등의 브리콜라주가 사실과 비판적 상상 사이에 있는 진실을 발굴한다’며 ‘최돈미는 역사의 희생자인 우리 모두를 증언하고 지향하게 한다’고 평했다. 번역가이기도 한 최 시인은 ‘시와 번역은 내 인생을 바꿨다’며 ‘그 둘은 내게 불가분한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기사가 좀 장황했다. 우선 두 수상자가 한국계 교포문인이라는 점, 그중 한 사람이 관심 작가인 유미리라는 점, 거기 보태어 시로써 수상하는 최돈미 시인이 쓴 작품의 소재가 ‘1951년 2월 7일에 벌어진 산청·함양 양민학살사건을 다루었다는 점 등이 가슴 떨리게 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필자의 그 사건 관련 저서가 두 권인데 하나는 시집 ‘화계리’이고 다른 하나는 사건 전모를 추적한 ‘산청·함양사건의 전말과 명예회복’이다. 당시 사건에서 살아남은 정재원의 자전소설 ‘운명’ 등도 있는데 그밖에 자료들이 필자가 모르는 사이에 출판되어 있을 수 있고 혹 최돈미 시인이 미국에 있는 6·25 양민학살사건 자료를 입수하여 참고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박우담 시인은 이 이야기를 듣고 “아무튼 이런 계기가 아니더라도 강희근 시인 생애에서 산청·함양사건 관련 시집이라든가 저술과 유족회 자문 등에 바친 공적은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한 것입니다”하고 강조했다.

어쨌든 필자에게는 최돈미 시인의 수상에서 산청·함양사건이 문학으로 보편성을 찾아가는 데 대해 촉감으로 오는 무엇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필자의 시집 ‘화계리’(초판 1904, 문학아카데미)와 28년 후 복간본(2022, 금서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시집)을 영역을 해보기로 했다. 미국인 번역가로 한국에 유학한 바 있는 분을 국제펜 관계자와 상의해 볼까 한다. 그렇잖아도 시집 20권에 영역본 하나 남기는 일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유미리 이야기로 돌아온다.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영문판 작가의 말(2019)을 들어보자. “일본에는 일본에서 나고 자란, 대한민국 국적 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재일 한국인, 조선인이 48만명 존재한다. 내 어머니는 다섯 살 때 일본에 왔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어머니가 나고 자란 마을은 주민끼리 서로 밀고하고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터로 변했다. 할아버지는 공산주의자 혐의를 받고 투옥된 후 처형되기 직전에 탈옥해 홀로 일본으로 피신했다. 할머니는 어머니를 포함한 4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작은 어선을 타고 난민으로서 일본에 입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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