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택도 없는 소리’
[천왕봉]‘택도 없는 소리’
  • 경남일보
  • 승인 2022.07.2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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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턱없다’란 복합어의 그것은 마땅히 그래야 할 까닭이나 이치를 이른다. 조사 ‘도’를 넣은 ‘턱도 없다’는 턱조차 없다는 말이 아니라 까닭이나 이치에 맞는 말 근처에도 못 간다는 의미다. 턱이라면 아랫입술 밑 뾰족하게 튀어나온 신체 부위인 줄로만 알던 터라 ‘턱없다’의 어원이 늘 궁금했다.

▶‘턱없다’는 ‘터무니 없다’가 변화한 말이란다. 터무니는 ‘터+무늬’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다. ‘터’는 집을 세운 자리다. 집을 헐어도 주춧돌 같은, 집이 있었던 흔적은 남게 마련. 그런데 그런 흔적(무늬)마저 없으면 그 자리에 집이 있었는지 알 길이 없다. ‘터의 무늬가 없다’는 곧 허황되다는 말이 된다(뜻도 모르고 쓰는 우리말 500가지, 박숙희).

▶신체 일부로서의 턱을 여러 지방에서 ‘택’이라 한다, 그에 따라 관용어 ‘턱도 없다’는 ‘택도 없다’로 변형되어 전국적으로 널리 쓰는 말이 되었다. 턱은 표준어,택은 턱의 비표준어다. ‘택도 없다’는 사투리는 며칠 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튀어나왔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법무장관이 검찰 인사 관련 공방을 벌일 때다.

▶한 장관이 답변 중, 박 의원이 장관일 때 검찰총장을 패싱하지 않았냐고 되치자 박 의원이 ‘택도 없는 소리’라 외친 것. 그때 의석과 방청석에서 폭소가 빵 터졌다. 그 말이 나흘 지나도록 사람들 입에서 떠나질 않고 개그로 유행하고 있다. 그래 생각이 닿기에 ‘택도 없다’ 의 유래 간단히 더듬어 봤다. 정재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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