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도전]87세 테니스광, 권판근씨의 행복한 도전
[행복한 도전]87세 테니스광, 권판근씨의 행복한 도전
  • 임명진
  • 승인 2022.07.28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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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 하는 게 인생의 즐거움"
87세 테니스광 권판근씨가 경상국립대 테니스장 코트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건 인턴기자
“1차 목표인 85세는 벌써 넘겼고 90세까지 도전해 보겠습니다.”

올해 87세의 권판근씨는 주변에서도 알아주는 테니스 광이다. 한 여름에도 젊은 사람들도 힘들어 하는 테니스에 푹 빠져 지낸다. 나이가 들면 관절이나 무릎 때문이라도 격한 운동은 피하기 마련인데, 권씨는 거리낌이 없다.

진주지역 테니스계에서 권씨는 최고 노장으로 통한다. 그와 대화를 나누던 중 마침 지나던 다른 회원이 “저분이 나이가 가장 많은 분이다. 테니스를 정말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고 귀띔했다.

권씨의 테니스 입문은 7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녕이 고향인 권씨는 대학 체육교육과에 입학하면서 테니스와 축구, 배드민턴, 탁구, 수영 등 여러 스포츠를 두루 경험했다. 다른 운동도 곧잘 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남자는 축구에 몰리는 그런 시절이었다.

권씨는 “당시만 해도 네트를 두고 하는 운동은 주로 여성들이 한다고 여겼다. 남자들은 뭐니 해도 축구가 가장 인기 있었다”고 회상했다. 운동신경이 좋아서 축구도 잘했다. 하지만 나이가 40대로 접어들면서 더 이상 공을 찰 수 없었다. 신체가 부딪히는 운동이다 보니 크고 작은 부상이 찾아왔다.

자연스럽게 신체접촉이 없는 테니스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때마침 테니스 열풍까지 불었다. 경상국립대 체육교육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전국교수테니스대회와 경남노장테니스 대회 등에 출전해 우승도 했다. 뜻있는 이들과 힘을 합쳐 동호회도 만들고 지금도 명예회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테니스장을 찾는 그를 보고 아들과 며느리도 테니스에 입문했다.

“가끔 아들 부부와 함께 테니스를 하곤 해요. 그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며느리는 지역의 클럽대회에 출전해 우승까지 할 정도로 수준급의 실력이라고 자랑이다.

권씨는 테니스는 정말 좋은 운동이라고 했다. 보기에는 쉴 틈 없이 뛰어다니는 격한 운동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준비운동과 경기 후 정리운동만 잘해도 관절에 크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아직 보청기도, 안경도 쓰지 않고 신문을 본다. 그만큼 건강관리를 잘해 왔다는 거다.

“뭐 다른 게 있나요. 좋아하는 운동을 하고, 같이 땀도 흘리고, 좋은 벗도 만나게 되고…그게 바로 인생이 주는 즐거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권씨는 2003년 퇴직하면서 85세까지만 테니스를 하려고 했다. 그가 아는 가장 오래 테니스를 친 사람의 나이가 85세였기 때문이다. 1차 목표를 가뿐히 달성하고 다시 정한 2차 목표는 88세다. 그에게 2차 목표가 불과 몇 달도 남지 않았다고 하니, “그럼 90세까지 다시 도전해 보겠다”며 호탕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권씨의 행복한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글=임명진기자·사진=박재건인턴기자

 
87세 테니스광 권판근씨가 경상국립대 테니스장 코트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건 인턴기자
87세 테니스광 권판근씨가 경상국립대 테니스장 코트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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