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기후 변화, 지속되는 코로나19, 전쟁, 물가상승 등 다양한 상황이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영향이 누군가에는 비교적 적게 미칠 수 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생사와 연결 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모두가 어려움을 겪다 보니 점점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하려는 경향이 사회 속에서 표출 되고 있는 거 같아 우려가 된다.
최근 아파트 주차장에 대형 텐트를 설치하여 주변 사람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기사가 소개 된 적이 있다. 그런가 하면 아파트 공용공간에 간이 수영장을 만들어 함께 생활 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사례도 있었다. 이 외에도 함께 살아가야 하는 구성원들 간의 사소한 마찰과 불편에 대한 이야기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부지천한(不知天寒)이라는 말이 있다. 이 사자성어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추운 겨울 따뜻하게 지내던 왕은 신하에게 이번 겨울은 그리 춥지가 않은 것 같다고 하였다. 그러나 추운 겨울은 백성들에게 추위와 배고픔으로 어려움이 많은 계절임을 알고 있던 한 신하는 이런 말을 하였다고 한다.
‘부지천한’의 의미는 날씨가 추운데 그 추위를 내가 모를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내 자신만을 생각하고 그 기준으로 행동을 하게 된다면 자신에게는 별일이 아닐 수 있는 것들이 사회 구성원을 소외시킬 수도 있고 때로는 상대에게는 큰 상처와 피해가 될 수 도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꼭 지켜야 할 규범 들이 있고 이것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다양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모든 것이 시스템에 딱 맞아 원활하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즉 모든 갈등과 문제를 사회적 제도로 해결하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지난 2~3년 간 우리는 많은 새로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지쳐가고 있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하루하루를 어렵게 힘겹게 이겨내 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상대방의 환경과 상황을 이해하려는 마음가짐까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 간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더 큰 어려움이 직면할 수도 있다. 나에게는 즐거움이고 편리함일 수 있지만 그 즐거움으로 누군가가 피해를 받을 수 있고 누군가는 아픔이 될 수도 있음을 우리 서로가 한 번 더 생각하고 배려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미소 지을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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