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제12대 경남도의회에 바란다
[기고]제12대 경남도의회에 바란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8.0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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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석(전 경남도의회 부의장)
제12대 경남도의회 도의원들의 공식적인 임기가 지난 7월 1일자로 시작됐다. 6·1지방선거에서 경남도의원 선거는 전체 의석 64석 중 국민의힘이 60석을 차지해 사실상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역설적으로는 도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뿐만 아니라 박완수 도지사의 도정에 대한 무한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부담감도 가지게 됐다. 다행스러운 것은 도의원의 구성비가 4선이 1명, 3선 3명, 재선 15명, 초선 45명으로 구성돼 선수(選數)의 조화로 지난 회기 도의회와 같은 불협화음과 막장이 난무하는 의회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중진의 리더십과 초선의 패기와 열정이 잘 버무려진다면 도민이 바라는 기대에 충분히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필자는 이번에 입성한 의원 모두가 두렵고도 진중한 마음가짐으로, 도민에 대한 봉사와 헌신의 자세로 4년의 여정을 마무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초심(初心)을 잃지 말아야 한다. 공직자는 ‘물망초심 초심불망(勿忘初心 初心不忘)’을 금과옥조로 여겨야 한다. 매사 처음의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처음의 마음을 유지하면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선출직은 선거운동 기간 유권자들에게 한 약속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선 후에 변한다면 이미 정치적 자멸의 길로 들어선 것이나 다름없다. 선출직은 당선되자마자 온갖 청탁과 유혹의 손길이 다가온다. 특히 표를 미끼로 인사 청탁과 이권개입을 부탁해오는 민원인의 요구를 뿌리치기는 여간 쉽지 않다. 그럼에도 자신이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가 되고, 지역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파수꾼이 되고 싶다면 스스로 온전한 자신을 만들어 가야 한다. 초심을 잃으면, 자만과 교만이 생기고 욕심이 자신을 지배하게 된다.

둘째, 자정능력(自淨能力)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중앙정치든 지방정치든 ‘일당독주’의 폐해와 부작용을 숱하게 보아왔다. 당리당략과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민생이 뒷전으로 밀려난 사례가 허다했다. 도의원이 견제와 감시를 통해 도정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면 부정부패의 독버섯이 싹트게 된다. 부정의 뿌리는 독점 권력에서 시작되고, 끼리끼리 주고받는 반대급부를 통해 성장한다.

셋째, 소통의 리더십을 갖추자. 의원은 개인과 개인, 계층과 계층, 지역과 지역의 갈등을 조율하고 상생발전 방안을 찾아 도정에 반영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을 통한 리더십은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 된다. 진정한 소통은 단순한 기술이나 기교가 아니라 자신을 열고,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한 가운데 ‘우리’라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료 의원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간과하는 것이 동료 의원들의 눈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자기가 적당하게, 적절하게 타협하고 발을 담가도 동료도 자기처럼 그럴 것이라 생각하거나, 동료이기 때문에 관대한 시선을 보낼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큰 오산이다. 도의원 개개인이 명심해야 할 것은 늘 자신의 곁에 있는 동료 의원들이 자신의 우군이자 거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단지 동료 의원이기에 특정 의원이 이권이나, 인사에 개입하는 것을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 같지만, 동료 의원을 통해 자신의 선행이 부각되고, 자신의 잘못이 은밀하게 새나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의정활동을 잘하는 의원이고 싶다면 동료의원을 스승으로 삼고, 자기성찰의 거울로 삼아야 한다. 지방정치가 발전하려면 지역 정치인 역시 자신의 소신과 정치철학을 의정활동에 반영해야 한다. 그렇게 지방의회에서 자신을 갈고 닦은 지방의원이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이 되어, 국정을 담당하는 정치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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