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방학, 비움과 채움의 시간
[경일춘추]방학, 비움과 채움의 시간
  • 경남일보
  • 승인 2022.08.0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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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만 은하수초등학교장
이병만 은하수초등학교장


공중파의 그날 ‘조선을 뒤흔든 교육열’편을 보면, 조선시대 왕세자에게도 방학이 있었다. 단 국가적인 제사가 있을 때, 부모님 생신일 때, 스승이 돌아가셨을 때 등 특수한 상황이 있을 때만 방학을 누릴 수 있었다. 성균관 유생들의 경우, 매월 8일과 23일 모든 학생들에게 집에 돌아가도록 특별한 날을 주었다. 유생들은 휴일 동안 가족이나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고, 밀린 빨래를 하기도 했다. 금지사항도 있었는데, 활쏘기와 고기잡이를 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투전도 금지했다.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쉴 수 있는 휴일을 주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 같다. 방학을 하면 학교의 모든 교육활동이 중단되고 선생님들은 휴가를 떠난다는 것은 오해다. 방학 중 정규 교육과정 운영은 하지 않지만 방과후와 돌봄은 쉼없이 진행되며,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방학은 학생들에게는 신나는 시간이지만, 교사들에게는 재충전의 시간이 된다. 단순히 휴가라 여기는 세인들의 눈에는 교사들의 방학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교사들의 방학생활을 깊이 들여다보면 그렇게 부러워만할 시간은 아니다. 공식적으로는 교사에게 방학이란 없으며 연수 기간일 뿐이다.

교육공무원에게는 일반공무원과는 다르게 요구되는 사항이 있다. 그것은 끊임없는 연수(硏修)와 수양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공무원법 제38조에 ‘교육공무원은 그 직책을 수행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연구와 수양에 힘써야 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교육공무원의 연수와 그에 필요한 시설 및 연수를 장려할 계획을 수립하여 실시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동법 제41조에 의거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 연수기관이나 학교 외의 시설이나 장소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30여년 전 젊은 교사 시절, 황금 같은 방학 기간을 보낼 계획을 잔뜩 세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결국 작심삼일이나 용두사미로 끝나고 실천하지 못했음을 반성해본다.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이나 화려한 계획보다 실천 가능한 계획으로 알찬 방학을 보냈으면 한다. 방학의 의미는 그동안 고정되고 구속되고 가득 채워져 포화상태가 된 것들로부터 자유로움과 비움을 되찾으라는 것이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나 선생님들께서 한 학기 동안 가졌던 스트레스 등 온갖 버려야 할 것들을 방학 동안에 모두 비우고 오길 바란다. 그래야 다시 새로운 것들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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