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학제 개편은 전 국민이 공감할 때 이루어진다
[경일포럼]학제 개편은 전 국민이 공감할 때 이루어진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8.1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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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김성규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요즘 애들은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 똑똑하고 수준이 높아졌어, 우리 때와는 너무 달라”라고 어른들이 대화하곤 한다. 세상이 변한 만큼 아이들의 성장 속도도 변했다. 그 착각 속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매번 들고 나오는 정책이 최근 이슈화되고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는 만 5세부터 공립에 편입하는 문제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9년 기준)에 따르면 38개 회원국 중 입학연령은 만 6세인 나라는 한국을 비롯한 27개국이고, 만 5세에 입학하는 나라는 영국,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 4개국이다. 그리고 스웨덴, 핀란드 등 7개국의 경우에는 1살 많은 만 7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도 만 5세 입학 가능 여지를 두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만 6세에 학교를 보낸다. 그 이유는 간혹 만 5세 조기 입학한 아이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 조기 입학을 꺼린다.

우리나라의 현행 학제는 1946년 이후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학제가 시대변화에 맞지 않다는 비판과 요구는 거의 매 정부 계속돼 왔고, 학제개편 논의도 무성했었다. 하지만, 결국은 예산의 부담과 혼란으로 무산됐다. 그 예로 학기 시작을 9월부터 하자는 제안은 김영삼, 노무현, 박근혜 정부 시절에 있었지만 논의에만 그쳤다. 김대중 정부도 1999년 만 5세 유아를 대상으로 한 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6-3-3’학제도 개편하려했으나 진행되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 초기 ‘5-5-3’ 학제를, 이명박 정부는 2009년 저출산 대책으로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앞당겨 양육비와 사교육비를 줄이겠다고 했으나 역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특히 2011년에는 전국교수노동조합 등 진보성향의 교수 단체들이 대학서열화, 사교육 문제 해결책으로 고교와 대학 사이에 ‘교양대학’을 만들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5년 박근혜 정부 때도 5세 취학을 발표했으나 실패했다. 가장 최근 2017년 대선 어느 후보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창의교육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5-5-2학제 개편을 제안했다.

윤석열 정부 역시 현행 만 6세에서 만 5세로 입학을 1년 앞당기는 학제 개편을 추진하자는 내용을 갑자기 발표했다. 그 결과 반발이 거세 결국 교육부는 학제개편을 사실상 철회하는 입장을 냈다. 학제 개편의 큰 장점으로 불평등 출발인 학력 격차를 좀 더 일찍 줄이고, 사회진출도 빠르게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하는 내용이다. 특히 정부가 유치원을 공립화하여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감대는커녕 엄청난 반발에 부딪친 것은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감대가 사전에 형성되지 않았고 그 문제들로 인해 해결책들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많은 유치원 교사들의 실직, 유아기 아동발달성장에 맞지 않고 새로운 아동 돌봄 등의 부담, 그리고 현장교사들의 나이 어림으로 인한 돌봄과 수업에 소홀함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한발 뒤로 물러나 국가교육회의의 주관으로 공론화와 숙의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고 하니, 어느 정치인이 지적했듯이 우리는 우선 지금의 6-3-3-4 학제를 바꿀 필요가 있는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그리고 교육의 내용은 어떻게 바꿔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의 인성과 창의력을 키우고 적성을 찾아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76년을 기다렸듯이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전문가의 참여와 온 국민의 충분한 논의로 전 국민의 필요성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야 학제개편이 가능하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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