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지금 행복
[경일춘추]지금 행복
  • 경남일보
  • 승인 2022.08.1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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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 (약사)
김태은 약사


초등학생 학부모인데다 에너지 충만한 연년생을 포함해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방학은 참 만만치가 않다. 여름 방학의 목적이 너무 더워서 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니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목적이라지만 만만찮은 더위에 삼시세끼 밥상을 차리는 것부터 방학숙제, 놀이까지 하나하나 챙겨야한다. 아이들 자라며 다투는 것이 당연하다고 모두들 그러지만, 다투지 않고 좋은 모습으로만 자라길 바라는 부모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그래서 야단을 치고 잔소리를 하다 보면 아이들 마음이 상했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찰리 채플린의 ‘인생,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을 떠올려본다. 오늘을 넘어, 이번 달을 넘어, 올해를 넘어 과거 아이들 초등학교 입학시절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아이의 앞니가 빠져 깜짝 놀라며 걱정했던 일, 한글을 더듬 더듬 제대로 읽지 못하던 때 고개를 갸웃거렸던 시간, 초등학교 첫 수업 후 아이가 터벅터벅 힘없이 걸어나오던 때, 그때의 기분과 감정들이 뒤섞인다. 분명 당시에는 심각하고 힘든 일이었는데, 한발짝 멀리 떨어져서 보니 그 일조차도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과거의 일이다.

우리의 삶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소소한 일들 하나하나가 모여 하루가 되고,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어, 우리의 삶이 된다. 수많은 점들이 모여 원을 이뤄 나가듯이. 하나 하나의 수많은 일들이 모여 우리의 삶이 돼 간다. 좁게 보면 조금 비뚤 비뚤 해 보이지만 결국은 원이 되어가는 것처럼,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은 법, 우리의 모든 삶은 결국 옳은 쪽으로 흘러가게 돼 있다. 중부지방은 폭우로 걱정이지만, 남부지방은 아직도 열대야가 기승이다. 그러나 주말 입추를 지나면서 어김없이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귀뚜라미가 참 반갑고 기특하다. 어김없이 시간은 흐르고 더위의 끝이 있고, 추위가 시작될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지금은 또 힘듦이 있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 힘듦의 끝은 언제일지는 몰라도 언젠가 그 끝이 있을 것을 믿는다. 다가올 미래 어느 날에 오늘을 되뇌일 때 밝은 면들을 지금 볼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여전히 덥지만 어제 저녁보다 조금 더 선선한 바람이 부는 것 같다. 언젠가 개학은 할 것이고, 아이들은 학교로 돌아갈 것이다. 아이들도 언젠가 커서 그 해 여름방학 엄마와 우리 어찌 어찌 행복했다. 이야기 할 날이 올 것이다. 하루 마무리 하며 ‘오늘 너무 즐거웠어요’ 이야기 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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