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부울경 메가시티’의 비전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부울경 메가시티’의 비전
  • 경남일보
  • 승인 2022.08.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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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형성은 기원전 7000~8000년 무렵에 농경에 적합한 하천유역을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중근동의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강 유역이나 나일 강 유역, 인더스 강 유역, 황하유역 등을 들 수 있다. 로마 그리스 시대에 들어서는 아테네와 같은 도시국가가 형성되었고 로마시대 때는 로마와 같은 행정, 경제,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왕조가 형성될 때마다 도읍지(수도)가 형성되면 중앙정치와 행정의 도시 기능을 하면서 자연스레 인구집중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한국의 근대도시는 1394년에 수도 한양의 건설이 시작되면서 형성된 것으로, 한양의 방어를 위해 개성, 강화, 화성, 광주와 같은 4개의 유수부를 설치하면서 한양 외에도 근대 도시들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는데, 특히 화성의 경우는 1794년에 착공하여 1796년에 준공한 계획신도시와 같은 것이었다. 일제 강점시대에는 일본의 의도에 따라 바다에 임한 지역들인 인천, 군산, 목포, 부산, 마산, 신의주, 원산, 청진 등과 같은 임해도시들이 형성되었다.

산업화가 급진전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거대 도시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었다. 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구 천만이 넘는 도시들이 47개에 이른다. 인구 천만이 넘는 도시를 메가시티(mega-city)라 한다. 가장 큰 메가시티는 인구 3800만이 넘는 도쿄이고 그 다음은 3400만의 상하이며 서울은 2560만으로 네 번째이다. 아시아에만 37개 도시가 메가시티들이다. UN에서는 세계에서 도시지역에서는 인구가 2018년 53.3%에서 2030년 60.4%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였는데, 이중 인구 천만 명 이상의 메가시티는 같은 기간 6.9%에서 8.8%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메가시티와는 다르게 여러 개의 대도시가 연결된 도시 지역을 지리학자 고트만(Jean Gottmann)은 그의 저서에서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라고 명명하였다. 미국 북동부의 보스턴-뉴욕-필라델피아-볼티모어-워싱턴 D.C.와 시카고-디트로이트-피츠버그-토론토-몬트리올의 ‘5대호 메갈로폴리스’, 캐나다의 퀘벡-윈저 회랑(Quebec City Windsor Corridor), 그리고 일본의 도쿄-나고야-오사카시를 잇는 도카이도(東海道) 메갈로폴리스가 대표적인 예들이다.

현재 한국에서의 메가시티에 대한 논의는 특별·광역시와 주변을 둘러싼 도와의 이분 체제를 폐지하고 한 행정구역으로 묶는지 여부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해외에서는 초 광역적 공간전략 정책으로 메가시티(mega-city), 세계도시(global city), 글로벌 도시지역(global city-region), 메가시티 지역(megacity region), 슈퍼 리전(super region), 메가 리전(mega region), 다중심 도시지역(polycentric urban region) 등의 개념들이 제시되며 광역권 협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메가시티 가운데 가장 구체적인 비전과 세부적 구상 및 정책, 전략들을 마련하고 있는 지역은 이른바 부산-울산-경남의 핵심도시들을 아우르는 ‘부울경 메가시티’이다. 이 지역은 삼국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행정구역으로 역사·문화적 동질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가장 큰 강점을 가진데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환경은 식수, 쓰레기, 미세먼지, 신재생에너지 조성 등 행정구역을 넘어선 현안들에 대한 유기적 공동대응의 필요와 용이성도 주요 추진 동력이 되고 있다.

현재 부울경의 인구는 800만 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생활권이 기능적으로 밀접하게 연담(聯擔)되어 있고, 부울경 메가시티는 조선-자동차 최종재 생산기업과 공급기업(부품 및 소재)의 조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경제규모, 인구수, 글로벌 성장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또 하나의 수도권이 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거기에다 신남방·신북방 경제권 개척과 한반도 평화 시대에 부울경은 지리적으로 글로벌 생산·물류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을뿐더러, 진해 신항, 신공항, 대륙횡단철도 등 트라이포트 인프라 구축이 추진 중에 있어서 미래가 더욱 희망적이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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