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울의 물 난리, 남강댐 사천만 대책은?
[기고]서울의 물 난리, 남강댐 사천만 대책은?
  • 경남일보
  • 승인 2022.08.1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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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열 (전 도의회 남강댐 취수증대사업 대응 특별위원장)
박정열 


자연재해 앞에 인간이 얼마나 무력하고 나약한 존재인지를 인식시켜 주는 자연재해는 수없이 지속되어 왔다. 당장 코로나19로 인간의 사회생활을 단절시키고 먹고 사는 경제까지도 얼어붙게 만드는 비물리적 자연재해는 물론이고 지난 시절 태풍 ‘루사’와 ‘매미’로 인한 물리적 피해는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의 존재감을 무력하게 만드는 대표적 사례로 사전에 예방한다면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간에게 알려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지난 50년간 남강댐이라는 물 폭탄을 머리에 이고 사는 사천시민들은 조그마한 물난리에도 반복적인 피해가 지속돼 수차례 적정한 보상에 이어 안전성을 확보해줄 것을 정부기관에 건의해왔다.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중부지방 폭우로 서울지역에는 시간당 110㎜, 8일 하루에만 거의 500㎜에 근접한 비로 1994년 첫 관측 시작한 이후, 1907년 이후 가장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수많은 이재민과 사상자가 발생해 정부에서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폭우가 전북지역 등으로 남하해 많은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소식에 물 폭탄을 이고 사는 사천시민은 흙탕물로 만조기간에 출렁이는 사천강을 바라보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옛 남강댐’은 1920년대 일제 강점기에 시작해 여러차례 보강사업을 거쳐 1970년대 홍수예방과 다양한 목적의 용수 공급에 이어 수력발전까지 담당하는 다목적댐으로 총 저류량은 1억 3630㎥, 유효저류량 1억 878만㎥로 방류구는 남강 본류로 흐르는 일류문과 사천만으로 흐르는 제수문을 갖추고 당시 홍수기 방류계획은 남강본류로 초당 2000㎥(t), 나머지는 사천만으로 흘려보내는 계획을 세웠다.

지금의 ‘신 남강댐’은 ‘옛 남강댐’의 물그릇이 너무나 작아 저류량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1989년 보강공사를 시작해 2000년대에 완료한 것으로 제수문은 아래쪽으로 수백m 이상 내려오고 정상 표고는 43m에서 51m로 총 저수량은 3억 920㎥(t), 유효저수량은 2억 9970㎥(t)으로 물을 흘려보내는 제수문도 10개에서 12개로 초당 방류량이 5460㎥(t)에서 1만 2000㎥(t)으로 제수문 16개로 4개를 늘린다는 계획(남강댐 안정성 강화사업)을 지금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에서 진행 중인데, 사천시민의 동의없이 대책없는 사업을 중단돼야 한다.

지난 2009년 4월엔 수자원공사에서 의뢰해 ‘남강댐 방류량 변화에 따른 하류지역의 수리안전성 분석’이라는 용역을 실시했다. 쉽게 말하면 남강댐 방류로 인한 하류 사천만의 바다 수위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되고 그 영향으로 사천만으로 흘러드는 다른 하천에는 어떤 영향을 주며 사천시 일대에 어떤 침수피해가 발생하는지 예측하는 연구였다. 사천만의 축소된 모형을 만들어 놓고 태풍 ‘루사’가 접근했던 때의 환경을 반영한 결과 초당 5520㎥(t)을 방류했을 경우 바닷물 수위가 4.74m로 제1일반산업단지는 표고 4.5m, 사천제2일반산업단지는 표고 4.0m로 각 0.24m와 0.70m이상 침수될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현실에 비춰 태풍 ‘루사’ 때 서부경남 강수량은 300㎜로 그 당시 남강댐의 방류량은 초당 5430㎥(t)으로 실험결과에서 하류 산업단지에 침수 피해를 입힐 수 있는 5520㎥(t)에 미치지 못하는 방류량에도 사천만은 염도가 0에 가까운 상태가 되고 엄청난 인명, 재산상 피해가 날 것으로 실험 결과가 나왔다.

지난 8일부터 내린 서울·경기지역처럼 폭우가 쏟아진다면 남강댐에서 홍수조절을 위해 사천만으로 방류할 수밖에 없는 현실로 하류지역의 바닷물 수위는 10m를 초과해 하류에 위치한 민가는 물론 산업단지까지 물에 잠긴다는 결론에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만약 다시 한번 남강댐의 방류로 인한 사천만 하류에 피해가 발생한다면 미리 대비하지 않은 인재로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를 비롯한 정부에서는 무슨 변명이 필요할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 앞에 사천시민은 절박함에 서울 경기지역의 호우피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사천시민과의 협의를 통해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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