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2)경남 출신 부모를 둔 재일 한국인 작가 유미리(4)
유미리의 마라톤 선수 외할아버지를 소재로 쓴 장편 연재소설은 ‘팔월의 저편’이다. 동아일보와 일본 아사히신문에 동시 연재가 되어 화제가 됐다. 어머니의 고향 밀양에 유관한 소설인 셈이다. 어떤 인터뷰에서 유미리에게 물었을 때 앞으로 ‘지리산’에 대해서 쓸 수 있을 것이라 대답한 일이 있었다. 아마도 아버지의 고향 산청은 지리산 같은 대산을 품고 있어서 그만큼 스케일이 큰 대하소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예단을 할 수 있다고 하겠다.
이번에 전미도서상 번역상을 받은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은 여러 가지 면에서 화제를 자아낸다. 우선 한국펜본부 경남지역위원회 연간지에서 ‘유미리 특집’을 기획하고 있는 것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경남펜에서는 여늬 문학단체와는 달리 외국문학에 대한 관심을 보여 도내 고교생들을 위한 외국문학 강좌를 실시해왔고 또 시를 외국어로 번역하여 문학의 세계화를 시도해 왔다.
경남펜이 특히 ‘유미리’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 태생적 연고가 경남이라는 데 있고, 세계펜대회 경주대회에서 경남펜 창립회장 강희근이 그 대회의 정대표로서 세계유명작가 반열에서 유미리를 만난 것이 인연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때 유미리는 이호철 작가의 통역으로 아버지의 고향에 대해 질문을 받고는 자기의 명함을 꺼낸 뒤 그 뒷면에 ‘生草’라고 썼다.
이번 소설에 경상도 방언이 나타나 필자에게는 마른 논에 물이 드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아가 엄청시리 예쁘네”라고 내뱉자 세스코가 킬킬거리는 바람에 몸이 흔들렸다.(산파의 말)
“아버지는 늘 조상들의 고생담을 들려 주었고 어머니는 뜨개질이나 바느질을 하면서 말없이 들었다. 에도 후기에 1806년 지금부터 200년 전 피눈물 나는 고생 끝에 저 멀리 가가엣추에서 옮겨온 기라.”(화자의 아버지)
“고이치가 아직 스무살밖에 안됐재, 왜 이리 급히 갔다냐.”
“사람 일은 정말 모르것다.”
“안타까와 가 우짜지?”
“도쿄에서 자취하던 목조 아파트에서 혼자 죽었어예.”
“경찰이 검사를 한다꼬 상처 하나 없는 몸을 해부하고.”
“가시마역으로 달려가는고마.”
‘아-가’, ‘엄청시리’, ‘기라’, ‘됐재’, ‘갔다냐’, ‘모르것다’, ‘우짜지?’, ‘죽었어예’, ‘한다꼬’, ‘달려가는고마’ 이런 것들이 경상도 방언이다. 방언을 쓰는 사람은 주인공(화자), 부모, 아내 세스코, 고이치를 받아 안은 산파, 문상객들, 정토진종 스님들 등이다. 특히 200년전 이주해온 화자의 조상(어쩌면 한국의 경상도에서 이전한 것 같은)과 종교적 공동체인 정토진종의 주변들이 같은 언어권으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대상이다.
이를 놓고 보면 유미리의 언어의식이 비록 일본어권에서의 생활인이지만 번역에서나마 어떤 유사한 ‘경상도적 집단 존재’를 그라워하고 있어 보인다 할 것이다.
유미리 소설에서 장미꽃 주제의 모리미술관 관람과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이색적이다.
모리미술관에서는 ‘르두테의 장미전’이 열리고 있다. 물론 이 미술관은 우에노공원 주변에 있는 미술관이고 관람객은 노숙자일 터이다.
전시작품은 19세기 초에 활약했던 로두테라는 프랑스 궁정화가의 장미 그림 169점이었다. 순서대로 관람해 가면서 그 사이 사이 노숙자들의 에피소드들이 소개된다. 각각의 작품은 ‘주교 장미’, ‘사랑의 장미’, ‘프로방스의 장미’, ‘아랍왕의 전통옷’, ‘요크가문의 장미’ 등이 등장하고 각각의 인간들이 출몰한다. 그 중의 에피소드에는 화자가 신세계캬바레에서 호스티스와 사귀는 일화가 감각적이다. 그 분위기에서 신세계는 돌출되는 낭만적 일화에 속한다.
이번에 전미도서상 번역상을 받은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은 여러 가지 면에서 화제를 자아낸다. 우선 한국펜본부 경남지역위원회 연간지에서 ‘유미리 특집’을 기획하고 있는 것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경남펜에서는 여늬 문학단체와는 달리 외국문학에 대한 관심을 보여 도내 고교생들을 위한 외국문학 강좌를 실시해왔고 또 시를 외국어로 번역하여 문학의 세계화를 시도해 왔다.
경남펜이 특히 ‘유미리’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 태생적 연고가 경남이라는 데 있고, 세계펜대회 경주대회에서 경남펜 창립회장 강희근이 그 대회의 정대표로서 세계유명작가 반열에서 유미리를 만난 것이 인연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때 유미리는 이호철 작가의 통역으로 아버지의 고향에 대해 질문을 받고는 자기의 명함을 꺼낸 뒤 그 뒷면에 ‘生草’라고 썼다.
이번 소설에 경상도 방언이 나타나 필자에게는 마른 논에 물이 드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아가 엄청시리 예쁘네”라고 내뱉자 세스코가 킬킬거리는 바람에 몸이 흔들렸다.(산파의 말)
“아버지는 늘 조상들의 고생담을 들려 주었고 어머니는 뜨개질이나 바느질을 하면서 말없이 들었다. 에도 후기에 1806년 지금부터 200년 전 피눈물 나는 고생 끝에 저 멀리 가가엣추에서 옮겨온 기라.”(화자의 아버지)
“고이치가 아직 스무살밖에 안됐재, 왜 이리 급히 갔다냐.”
“사람 일은 정말 모르것다.”
“안타까와 가 우짜지?”
“도쿄에서 자취하던 목조 아파트에서 혼자 죽었어예.”
“경찰이 검사를 한다꼬 상처 하나 없는 몸을 해부하고.”
“가시마역으로 달려가는고마.”
‘아-가’, ‘엄청시리’, ‘기라’, ‘됐재’, ‘갔다냐’, ‘모르것다’, ‘우짜지?’, ‘죽었어예’, ‘한다꼬’, ‘달려가는고마’ 이런 것들이 경상도 방언이다. 방언을 쓰는 사람은 주인공(화자), 부모, 아내 세스코, 고이치를 받아 안은 산파, 문상객들, 정토진종 스님들 등이다. 특히 200년전 이주해온 화자의 조상(어쩌면 한국의 경상도에서 이전한 것 같은)과 종교적 공동체인 정토진종의 주변들이 같은 언어권으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대상이다.
이를 놓고 보면 유미리의 언어의식이 비록 일본어권에서의 생활인이지만 번역에서나마 어떤 유사한 ‘경상도적 집단 존재’를 그라워하고 있어 보인다 할 것이다.
유미리 소설에서 장미꽃 주제의 모리미술관 관람과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이색적이다.
모리미술관에서는 ‘르두테의 장미전’이 열리고 있다. 물론 이 미술관은 우에노공원 주변에 있는 미술관이고 관람객은 노숙자일 터이다.
전시작품은 19세기 초에 활약했던 로두테라는 프랑스 궁정화가의 장미 그림 169점이었다. 순서대로 관람해 가면서 그 사이 사이 노숙자들의 에피소드들이 소개된다. 각각의 작품은 ‘주교 장미’, ‘사랑의 장미’, ‘프로방스의 장미’, ‘아랍왕의 전통옷’, ‘요크가문의 장미’ 등이 등장하고 각각의 인간들이 출몰한다. 그 중의 에피소드에는 화자가 신세계캬바레에서 호스티스와 사귀는 일화가 감각적이다. 그 분위기에서 신세계는 돌출되는 낭만적 일화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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