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진주성 지키기 체험과 KDF의 융합
[경일포럼]진주성 지키기 체험과 KDF의 융합
  • 경남일보
  • 승인 2022.08.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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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술 경상국립대학교 교수
 
윤창술 경상국립대학교 교수


KBS진주방송국이 올해 두 번째로 ‘제2차 진주성 전투 관련, 진주성 지키기 체험 행사’를 개최했다. 시민 참여형 문화콘텐츠 발굴 및 활용의 좋은 사례이다. 진주대첩으로 불리는 임진왜란 제1차 진주성 전투 시기는 가을이었으며 승전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진주시는 10월 10일을 시민의 날로 제정했다. 제2차 진주성 전투는 시기상 폭염과 장마가 겹친 기간이었으며 안타깝게도 패했다. 요즘으로 치면 휴가철인데 선조들이라고 쉬고 싶지 않았을까. 이러한 때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제2차 진주성 전투를 재현하고 순국한 선조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개최된 것이다.

1592년 10월 제1차 진주성 전투에서 대패한 왜군은 1593년 음력 6월 21일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으로 다시 진주성을 총공격했다. 명과의 강화협상 중 전세를 유리한 쪽으로 이끌기 위한 것이자 제1차 진주성 전투의 참패에 대한 보복이었다. 진주성의 수많은 의병과 군사 및 주민들은 왜군을 맞아 9일간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하지만 진주성은 함락되었고 민관군 7만여 명 전원이 학살되었다. 비록 패하긴 했으나 당시 민관군의 영웅적인 활약은 호남 진출이라는 왜군의 야심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많은 희생이 따랐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위대한 전투였으며 또한 전략적 승리였다’고 향토사학자들은 분석한다.

진주성 지키기 체험 행사는 실제 전투가 있었던 음력 6월(21~29일)의 무더웠던 날을 양력으로 환산해 7월 23일에 진행되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결사항전했던 선조들의 나라 사랑을, 이 시대를 사는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기 위해서다. 참가자들은 관군과 의병 및 왜군 역할을 맡아 진주성 성벽을 사이에 두고 전투를 벌이는 장면을 연출했다. 왜군은 사다리로 성벽을 오르고 민관군은 소품인 창·칼·화살·물풍선을 가지고 방어했다. 포성 등 음향효과까지 동원하여 실감 나게 전투를 재현한 후 촉석루에서는 역사해설 강의와 역사퀴즈 골든벨이 함께 열렸다.

진주에선 매년 10월이면 국내 최고의 한국드라마 축제인 ‘코리아 드라마 페스티벌(이하 KDF)’이 열린다. 본 페스티벌은 2006년에 시작되어 관계자들의 노력 덕분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체류형 관광산업의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공연프로그램으로는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 K-POP과 드라마OST, 콘서트 등이 있다. 영상산업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드라마 영상 국제포럼, 아시아 영상산업전 등이 있다.

진주시가 ‘제5차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역사와 문화의 융합도시, 진주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문화 향유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는 행사가 더 많아져야 한다. 그 일환으로 진주성 지키기 체험 행사와 KDF를 엮어 보는 건 어떨까. 제2차 진주성 전투가 있었던 기간인 한여름에 말이다. 진주성 지키기와 드라마 관련 체험 행사는 진주성과 의암 일원에서 진행하고, 학술대회나 드라마어워즈 행사는 김시민대교와 복합혁신센터와 같은 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말이다.

정체성이 뚜렷한 융합 행사로 업그레이드 된다면 KDF가 왜 진주에서 열려야 하는지와 천편일률적인 드라마축제에 불과하다는 불편한 인식을 다소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KDF가 유등축제·개천예술제와는 다소 결이 다르므로 개최 시기를 달리해 보는 건 어떨까. 유등축제·개천예술제 개최 기간인 가을에는 제1차 진주성 전투의 승전을 기념하고, 패전이었지만 나름의 의미가 큰 제2차 진주성 전투는 KDF와 연계하여 혹서기에 제대로 되새길 수 있는 전국적인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말이다. 본 행사에 국가균형발전의 아이콘인 경남진주혁신도시의 이전공공기관이 지역공헌사업 차원에서 함께 참여한다면 더더욱 금상첨화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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