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섭 객원논설위원 전 경상국립대 연구교수
항공우주산업의 불모지에서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3사가 통합해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로 출범한지도 벌써 22주년이 되었다. 지난 21년간 KAI는 대한민국 항공우주, 방위산업계 역사의 산증인이다. 우리나라 자체 기술로 전투기를 개발한 8번째 국가 타이틀을 확보했고, 지난 6월에는 두 번의 도전 끝에 세계 7번째 자력으로 위성을 발사한 나라가 되었다. KAI는 이번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총조립을 맡았고, 내년부터 발사 예정인 차세대 중형위성 2호기에서 5호기까지 개발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까지 KAI가 총괄 주관한다고 한다. KAI는 금년 상반기에 미국 록히드마틴과 미 공군 전술훈련기 사업과 미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 사업의 수주를 위해 협력합의서(TA)에 최종 합의했다. 2024년부터 시작되는 이 사업의 규모는 약 500대 정도의 규모이다. 미국이 추진하는 이 사업의 수주 경쟁에서 승리한다면 KAI는 세계 훈련기와 경공격기 시장의 최대 공급사로 부상함과 함께 최소 20년간의 일감 확보와 막대한 경제적 효과도 기대 된다. 또한 이 자리에서 KAI와 록히드마틴 양사는 협력 수준을 전략적 관계로 끌어 올려 이미 세계 전투기 시장에서 검증을 받은 T-50 계열 항공기를 향후 5년 내 약 1000대 이상 판매에 힘쓰기로 합의도 했다.
세계적인 항공기업 KAI가 사천을 중심으로 서부경남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에 다행스러움과 함께 한결같은 마음으로 성원을 보낸다. 서부경남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항공기업이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막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좋은 기업이 지역에서 성장한다는 것은 지역발전과 지역민들의 삶이 더 나아진다는 기대이다. KAI는 국내 협력업체만 해도 300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 업체들이 대부분 KAI 인근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KAI의 성장과 발전이 지역발전과 동반한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KAI도 국가와 중앙정부 등의 예산이 투입되는 준공기업이다. 혁신도시특별법에 준하는 지역상생을 위한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KAI의 인재 채용 시 최소한 지역 출신 고등학생, 대학생의 채용 의무 비율을 혁신도시 공기업 수준은 되어야만 한다. 아쉽게도 수년이 지났지만 크게 진전된 모습은 없다. KAI는 2030년이면 매출 20조원의 세계 5위를 바라보는 항공우주체계 종합업체를 목표로 향하고 있다. 이와 걸맞는 지역균형발전과 지역 상생이라는 정부 시책에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다.
KAI의 8번째 새로운 사장이 다음달에 부임한다. 신임 사장은 윤 대통령이 사천 지역에 약속한 항공우주청을 대전과의 분리를 막아내야 한다. 정부와의 소통과 역할을 기대한다. 이 막중한 소임의 완성이 KAI의 발전은 물론 지역 상생의 큰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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