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초대석] 박은경 에스디지플러스 대표
[문화초대석] 박은경 에스디지플러스 대표
  • 백지영
  • 승인 2022.08.22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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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알린 김복동 할머니 생애, 웹툰으로 조명”

출신지 양산 지역민도 몰라 충격
경남문예진흥원과 손잡고 제작
8편 중 4편 완성 …연재처 ‘과제’
“위안부 존재를 알린 고 김복동 할머니께서 양산 출신이라는 걸 양산 사람들조차 잘 모르더라고요. 할머니 생애를 다룬 웹툰 등 콘텐츠를 개발하고 알려서 언젠가는 양산에 ‘김복동길’이 조성되고 ‘인권운동가의 도시’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였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히고, 국제 인권운동에 앞장섰던 고 김복동 할머니의 발자취를 담은 웹툰을 제작하는 뜻깊은 움직임이 지역사회에서 일고 있다.

제작사는 양산지역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디자인 기업 ‘에스디지플러스’로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2022 콘텐츠 기업 발굴사업’에 이 같은 내용으로 선정돼 이제 막 반환점을 돈 상태다. 오는 9월 말까지 총 8편의 웹툰 완성이 목표인데, 현재 4편까지 제작을 마친 상황이다.

웹툰 제작을 이끄는 박은경(49) 대표는 “지역 인물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살펴보던 중 김복동 할머니가 양산 출신이라는 대부분 사람들이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세계적인 인권운동가로 자리 잡은 분을 출신 지역민조차 잘 모르고 있는 현실에 우리가 발굴해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수요시위를 함께 해왔던 박 대표는 일종의 상식처럼 알고 있었었지만, 정작 출신지인 양산에서는 시민은 물론 공무원들조차 대부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서는 그 자신도 ‘이게 맞나?’라는 의문이 치솟았다고 했다.

웹툰으로 김복동 할머니를 알려야 되겠다고 일을 시작하자 지원군이 나섰다. 기존 작품 드라마화를 앞둔 한 프로 웹툰 작가가 넉넉지 않은 사례에도 불구하고 작화를 자처했다. 스토리는 전 방송작가 출신으로 현재 미디어 성평등 강연에 나서고 있는 인사가 맡았다.

그렇게 시작한 웹툰 제작에서 박 대표를 비롯한 이들 3인방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특정 정치 성향의 도구로 사용되지 않고, 최대한 담담하게 있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김복동 할머니를 다룬 웹툰이 양산지역 교육 기관·시설에서 교육자료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현재 지역 해설사들과도 이러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난관도 적지 않다. 어떤 경로를 통해 웹툰을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할 것인가는 여전히 남은 과제다.

박 대표는 “네이버 같은 대형 연재 플랫폼에 올리기 위해서는 5000만원이나 든다고 해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며 “그렇다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올릴 순 없어서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래서 박 대표는 우선은 자체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 올려볼 계획을 중인데 다행히 응원군이 하나둘 나서고 있다. 부산여성회와 정의기억연대가 웹툰을 회원들에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해 왔다.

박 대표는 “우리 지역에 이렇게 소중한 분이 계셨다는 사실을 알려 언젠가는 양산에 ‘김복동길’이 생길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 인물들을 발굴해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박은경 에스디지플러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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