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CPTPP와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
[여성칼럼]CPTPP와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
  • 경남일보
  • 승인 2022.08.2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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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정 (진주YWCA 사무총장)
고명정 (진주YWCA 사무총장)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는 일단, 말이 얼마나 어렵게 다가오는가? 관계자와 전문가조차 입말로 쉬 나오지 않는 이 단어는 이름만큼 복잡하게 얽혀있는 국제 외교적, 사회경제적 상관관계를 고려하여 통합적으로 접근해야하는 복잡한 주제이다.

난제일수록 가장 상식적이고 간단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다른 고려요소를 다 제쳐두고 CPTPP 한국 가입은 ‘방사성 오염수 방류에 따른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과 식품을 우리나라가 수입해야하는 위험부담을 가지고 있다’ 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심각하다고 본다.

CPTPP는 2018년 12월에 발효되어 현재 일본, 호주 등 11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메가 자유무역협정이며 한국은 2022년 4월 15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가입 신청을 하기로 결의한 상태이다. CPTPP의 가입국들의 면면을 보면, 농어업 강대국들이 선점하고 있으며 그 구조 안에 들어가면 농산물과 수산물 거의 100%에 가까운 관세를 철폐해야하므로 우리나라 농·수·축·임업의 붕괴와 농어민 생존에 심각한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다.

식민 지배를 겪은 우리나라는 자주독립, 주권에 대한 염원이 유전자에 새겨져 있을텐데, 특정나라의 지배하에 있는 중이 아니라도 지금은,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수많은 영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교묘한 주권 상실이 시시때때로 일어나고 있다. CPTPP의 가입은 그간 질병 등의 이유로 수입규제해 온 국가의 농축수산물이 들어온다는 의미이며 CPTPP의 주도국인 일본은 후쿠시마 수산물과 식품의 수입을 승인 조건으로 내걸 것이 자명하다. 검역주권이 무너지고 국민건강권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기후위기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된 지금, 기후위기가 심화될수록 자연재해와 감염병의 우려를 체감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어떤 일도 기후위기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서 각 영역마다 담대한 결단과 의지를 가지고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힘을 보태고자 안간힘을 써야한다. 올 여름만 해도 온 나라가, 전 지구가 기후위기의 다른 이름이라는 폭우, 폭염, 가뭄, 홍수, 태풍을 겪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작물 수확량 감소로 인한 기근, 물 부족, 해수면 상승, 극단적 날씨의 증가로 지구 전체의 파국적인 재앙의 위기감으로 이어진다. ‘기후위기시대’ 무엇이라도 행동해야하는 절박함을 안고 살아가는 중에 국민의 생존과 안전이 국가 간 경제협정 체결에 최우선순위 고려요소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팬데믹을 지나며 생존의 위협을 겪은 우리 모두는 여러 교훈을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화 흐름이 국내지역중심으로 전환되어야하고 유통과정이 긴 제품을 멀리하며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지역먹거리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너도나도 탄소발자국 줄이는 생산과 소비를 하지 않으면 우리 삶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CPTPP의 가입은, 국경도, 어떤 제재도 먹히지 않는 거대한 자본의 논리와 습성으로 농어민의 생존권 뿐만 아니라 식량주권, 검역주권, 건강권을 위협하는 승인조건을 담보로 하는 것이다.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가 바다에 버려지면, 해양생태계가 어떻게 될지, 오염수는 후쿠시마 인근과 우리 앞바다뿐만 아니라 태평양 전체를 오염시킨다는 것을 연구자들이 설명을 해줘야 알 수 있는 일인가? 방사능 오염이 심각한 후쿠시마 농·수·축산물을 대거 수입하여 섭취하면 국민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이들만 예견할 수 있는 일인가?

CPTPP 가입 저지, 왜 해야 하는가? 가장 상식적이고 간단한 결론을 먼저 내려놓고 단단한 연대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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