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커닝’(cunning)
[천왕봉]‘커닝’(cunning)
  • 경남일보
  • 승인 2022.09.0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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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 (논설위원)
시험이 있는 한 커닝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우스개가 있다. 정상적이지 않은 꾀, 간계(奸計) 정도의 의미인 ‘cunning’은 시험때 감독관 몰래 답을 훔치는 부정행위의 총체적 관용어로 쓰이지만 엄밀한 사전적 어법은 아니다. 보고 베낀다는 ‘cheating’이 바른 표현이다. 미국식의 치딩이든, 영국발음의 치팅이든 ‘cunning’을 부정행위로 이해하는 미국과 영국인은 없다는 말이 될 터이다.

▶우리만이 알아듣는 커닝의 유형과 행태는 가히 기기묘묘하다. 책상과 쪽지를 이용하는 것은 고전에 고전이다. 반바지와 레깅스 등 의복을 이용하기도 한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통신기기를 활용하거나 무선영상 자료를 이용하는 간 큰 시도도 있다. 타인의 도움없이 가능한 수법도 있고, 그 조력이 필수적인 방법도 있다. 대리시험도 그 범주다.

▶오래전 사건이지만 자녀의 외국대학 재학시 시험을 대리로 봐 준 유명인의 일탈이 재판을 통해 리얼하게 드러났다. 아들이 시험시간을 통보하고 부모는 “대기 중”이라는 적극적 수행의지를 보였다. 자료열람이 가능한 ‘오픈 북’ 테스트 방식이기에 가능했다.

▶“열패감이 상당하여 보살필 필요가 있었다”는 취지의 변명에 아연된다. 자식을 위해, 불법도 자행할 수 있다는 부모 심정은 있을 만 하다. 그렇다한들 용인될 수는 없는 일이다.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 내지는 공무집행 방해죄 성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최고 명문이라는 대학의 교수로, ‘공정’을 브랜드로 정의가 표상인 법무부장관을 지냈다. 위선과 그 이중성에 또 실색이다.
 
정승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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