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세계화의 종말
[천왕봉]세계화의 종말
  • 이홍구
  • 승인 2022.09.12 1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사회는 지금 ‘세계화 종식’이란 이슈로 뜨겁다. 지난 30여 년간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인 세계화가 막을 내리고 불확실로 가득한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도맡은 중국의 팽창과 국제무역에서 비교우위를 상실한 서방 중산층의 몰락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n first)’와 같은 자국중심 포퓰리즘을 강화했다. 코로나 팬데믹은 상호 의존적인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란 재난상황을 불렀다. 식량·에너지 등 자원의 무기화는 러시아-우크라 전쟁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탈세계화가 진행되며 세계무역기구(WTO) 글로벌 경제체제는 ‘지역 경제 블록화’로 쪼개지고 재편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과 한국·미국·일본·대만이 참가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칩4 경제안보동맹’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 동맹인 ‘쿼드(QUAD)’를 비롯해 미국·영국·호주의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등 군사협력체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IPEF에 대해 “자유와 개방의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미국이 패거리 소그룹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최근 사설에서 “IPEF는 ‘경제 협력’이라는 덧칠을 했지만 바탕색은 역시 ‘중국 포위’의 정치 프레임워크”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안보우위의 냉전기에서 경제우위의 세계화시대를 거쳐 지금은 안보와 경제가 결합한 패권충돌의 새판이 짜여가는 시대라고 본다. 세계화로 큰 수혜를 본 한국도 지정학적 도전과 기회의 시대를 맞게 됐다. 신 국제질서의 격랑에 주도적으로 대응하며 ‘탈(脫) 중국’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이홍구 서울취재본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