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와 함께 하는 토박이말 나들이[82]
이창수와 함께 하는 토박이말 나들이[82]
  • 경남일보
  • 승인 2022.09.1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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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과 아랑곳한 토박이말
한가위 잘 쇠셨습니까? 여느 해보다 크고 둥근데다가 밝기까지 한 보름달을 보며 무엇을 바라고 비셨는지요? 저는 올해 새로 고쳐 마련한다는 나라 갈배움길(국가 교육과정)에 토박이말이 들어가게 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오늘은 저의 이런 바람이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가위 때 많은 분들이 맛있게 드셨을 ‘송편’과 아랑곳한 이야기를 해 드리고자 합니다.

한가위 때 먹는 것 하면 ‘송편’을 빼놓을 수 없죠. 송편은 멥쌀가루를 반죽해서 소를 넣고 모양을 만들어 찐 떡입니다. 송편을 언제부터 만들어 먹었는지 똑똑히 알 수는 없지만. 고려 때 만들어진 ‘목은집’에 비슷한 떡이 나온다고 하니 그 책이 나올 무렵에는 널리 퍼졌던 것으로 어림할 수 있습니다. 송편은 안에 넣는 소가 무엇이냐에 따라 팥송편, 깨송편, 대추송편, 잣송편, 쑥송편과 같이 부르는 이름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송편’이라는 말은 ‘송(松)+편’의 짜임인데 여기서 ‘솔 송(松)’을 쓰는 것은 떡을 찔 때 까는 솔잎과 이어진다고 합니다. 풀어서 말하자면 ‘솔편’이 되고 다르게 말하자면 ‘솔떡’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송편의 말밑(어원)을 알려드리니까 제 둘레 있는 분이 ‘송편’ 앞에 있는 ‘송’은 ‘소나무’를 뜻하는 ‘솔 송’인 줄 알았고 뒤에 있는 ‘편’도 떡을 가리킬 때 쓰는 ‘한자’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구요. 아마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 가운데서도 그렇게 미루어 생각하신 분이 계시지 싶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절편’도 토박이말이고 ‘편’이 ‘떡을 점잖게 이르는 말’이라는 것을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송편’ 이야기가 나온 김에 ‘송편’과 아랑곳한 버릇말(관용어)과 옛말(속담)을 하나씩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송편을 물다’는 버릇말(관용구)이 있습니다. 이 말은 ‘골이 난 모양을 빗대어 이르는 말’인데 송편을 입에 물었을 때랑 사람이 골이 났을 때 튀어나온 입모양이 비슷해서 생긴 말이지 싶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송편을 입에 넣고 먹는 모습과 사람이 골이 나서 입이 나왔을 때랑 참 비슷하긴 비슷합니다. 이런 것을 보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눈썰미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것까지 꼼꼼하게 살펴서 이런 말을 만드신 것을 보면 말입니다. 앞으로 골이 나서 입이 툭 튀어 나온 사람을 보시거든 ‘송편을 물었구나’처럼 써 보시기 바랍니다.

송편이 들어간 옛말(속담)에 ‘송편으로 목을 따 죽지’라는 것이 있습니다. 처음 듣거나 겉으로 쓴 말만 보면 좀 거칠고 무서운 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칼도 아닌 송편으로 목을 딸 노릇’이라는 뜻으로 어처구니없는 일로 몹시 억울하고 원통함을 빗대어 나타낼 때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얼마나 억울하고 화가 나면 송편으로 목을 딴다는 생각을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알게 되신 송편의 말밑, 송편이 들어간 버릇말(관용어)과 옛말(속담)을 둘레 분들에게 알려 주시는 분들이 많기를 바랍니다.

㈔토박이말바라기 늘맡음빛(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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