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합의, 정부 바뀌어도 이행해야 할 약속”
“남북 합의, 정부 바뀌어도 이행해야 할 약속”
  • 이홍구
  • 승인 2022.09.18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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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군사합의 4주년 토론회...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 축사
퇴임 후 현안 언급 첫 메시지...“장외정치 시작하나” 지적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 등 전 정권의 남북합의에 대해 “정부가 바뀌어도 마땅히 존중하고, 이행해야 할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 4주년 기념 토론회’(국회 한반도 평화포럼 주최)를 하루 앞둔 18일 공개된 서면 축사에서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선언, 10·4 선언,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등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만들어낸 역사적 합의”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에 대해서는 “‘전쟁 없는 한반도의 시작’을 만방에 알렸다”며 “군사적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실천적 조치를 합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사상 최초로 능라도경기장의 15만 평양시민들 앞에서 연설했던 그 날의 벅찬 감동이 다시금 떠오른다”며 “분단을 넘어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가 하루속히 열리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퇴임 이후 공식적으로 현안에 대한 언급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침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미국·캐나다 순방길에 오른 날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특히 메시지를 통해 남북 간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며 우회적으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퇴임하면서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겠다고 한 문 전 대통령이 “장외 정치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물음도 제기된다. 공교롭게 이날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6일 문 전 대통령 양산 사저를 방문한 사실을 전하며 “최근 정치상황에 대통령의 우려와 당부의 말씀이 있었다. 특히 한반도 상황과 국제정세에 여러 말씀을 하셨다”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이 업적으로 꼽으며 공을 들였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윤석열 정부 들어 남북한·미국 당국 모두에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평가받자 위기감을 표출한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북한은 최근 선제 핵공격을 명문화하며 실질적인 핵보유국을 천명한데 반해 한미 양국은 억제태세 강화 등 대북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게다가 윤 대통령이 태양광 사업 등 문재인 정부시절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사정 칼날을 벼르고 있는 상황에서 ‘메시지 정치’로 적극적인 방어진지 구축과 전선 형성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9·19 군사합의 4주년을 맞아 이날 공개된 서면 축사에서 “대북 강경론과 선제 타격론을 주장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의 파고가 급격하게 높아졌다”며 한반도 긴장의 책임을 현 정부에 돌렸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의 시계가 2018년 이전으로 완벽하게 회귀했다. 비싼 평화가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해법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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