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e스포츠, 온 마을이 움직여야 한다
[기고]e스포츠, 온 마을이 움직여야 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9.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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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진주시 e스포츠협회장
 
 
e스포츠에 대해 들어보았는가. e스포츠의 정의는 인터넷상에서 네트워크 게임의 방식으로 치르는 각종 대회나 리그를 의미한다. 그 범위를 확대하자면 게임대회뿐만 아니라 그 대회에서 활동하는 선수, 일명 프로게이머, 게임 해설자, 캐스터, 게임 유튜버, 방송국, 게임교육 아카데미 등 산업 전반을 일컫는다고도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추세를 보자면, 올해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는 3조 4000억원 규모로, 2030년까지 매년 2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스포츠는 내년 개최 예정인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2024년 파리 올림픽 시범종목 채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는 총 8개의 세부종목에 8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e스포츠의 위상과 현재를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국내 e스포츠 산업의 미래는 다소 어두운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e스포츠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국내 e스포츠산업의 규모는 약 1204억원으로 전년(약 1398억원)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 원인으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오프라인 대회의 축소, 투자 감소, 지역연고제 미정착, 사회적 인식 등을 꼽을 수 있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지역 e스포츠는 여러 면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 수준이다. 특히 지방의 소도시에서 e스포츠를 활성화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진주시 e스포츠협회는 지난해 가을 코로나 팬데믹의 상황 속에서도 ‘지역 e스포츠 활성화’와 ‘학교 e스포츠 활성화’라는 슬로건을 걸고 창립했다. 처음 협회장을 맡으면서 가졌던 호기롭고 열정적인 마음으로 지난 1년여의 시간 동안 동분서주하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유관기관과의 수많은 미팅, 선진사례 견학, 대학생 서포터즈 출범 및 소규모 대회 운영 등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일부 학부모들의 e스포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지역사회의 무관심, 정착되지 않은 지역연고제, 선수단 창단 및 운영에 대한 인식 부족, 시설 및 운영에 대한 인프라 구축 등 처리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을 더욱 느끼게 됐다.

필자는 확신한다. ‘e스포츠’가 ‘이제 도시 성장의 필수 스포츠’라는 것이다. 이 확신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움직여야 한다. 중앙정부, 지자체, 시민단체, 대학 등의 교육기관들이 각자의 역할들을 생각하면서 움직여야 한다. 현 윤석열 정부의 공약이었던 ‘e스포츠 지역연고제’ 시행을 위한 법률 제정과 예산 확보 등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방정부, 기초단체는 e스포츠 산업이 미래 지역 성장의 먹거리라는 것을 잊지 말고 지금 움직여야 한다. 더불어 e스포츠의 긍정적인 인식개선을 위해 교육당국과의 긴밀한 협조도 필요하다. e스포츠가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사고력’, ‘판단력’, ‘팀워크’ 등을 키워주는 교육적 순기능을 강조하고, 학부모와 교사의 인식 변화를 먼저 이끌어 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재 아마추어 e스포츠 이용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대학생의 자발적인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 내기 위한 대학의 노력 또한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e스포츠와 관련된 연계전공을 개설하고, 교육기관의 역할을 통해 미래 e스포츠산업의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을 감당해 주길 바란다. e스포츠, 이제 온 마을이 움직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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