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초대석] 유병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
[문화초대석] 유병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
  • 백지영
  • 승인 2022.09.22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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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수 일상 통해 발레 예술적 가치 보여주고파”

10년 넘는 구상 끝 실험적 신작 선보여
대사 가미 발레로 초보관객도 부담없어
한 번도 본 적 없는 공연, 하지만 발레의 예술적 가치를 보여주는 데 제격이라는 생각에 10년 전부터 관객에게 선보이고 싶었던 무대.

유니버설발레단이 23일과 24일 진주시 칠암동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하는 ‘더 발레리나’는 유병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이 오랜 구상 끝에 세상에 선보인 실험적인 창작 발레다.

올해 신작 ‘더 발레리나’ 진주 공연을 하루 앞둔 22일 서면으로 만난 유병헌 예술감독은 “발레는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수많은 노력의 반복으로 갈고닦아 가꿔진 아름다움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무대 위 빛나는 한순간을 위해 매일 진행하는 클래스(수업)부터 리허설, 공연 전, 공연 후의 이야기까지 작품 완성을 준비해 나가는 무용수들의 일상 속 아름다움을 담았다.

실험적인 것은 작품 주제만이 아니다. 형식에도 대사를 가미해 파격을 줬다. 익숙한 몸짓이 아닌 대사를 해야 하는 무용수도, 이를 지휘하는 감독 모두에게 도전이다.

 
유벙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이 ‘더 발레리나’ 연습 현장을 지도하는 모습.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유벙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이 ‘더 발레리나’ 연습 현장을 지도하는 모습.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유 감독은 “무용수들에게 공연에 대사를 입히는 새로운 시도가 부담됐을지 모른다”면서도 “모든 무용수와 지도위원들이 실제 자주 쓰는 표현이나 겪은 에피소드 등을 나누며 즐겁게 대사 작업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공연 말미 “호두까기인형 공연이 올해 총 40회를 한다더라”고 하소연하는 무용수에게 동료 무용수가 “우리에게는 늘 같은 공연이지만 관객들은 처음 보는 공연이니까 항상 최선을 다하자”고 말하는 장면도 그렇게 탄생했다.

발레단은 당초 모든 대사를 사전 녹음한 뒤 공연에서는 립싱크로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첫 공연 직전 발레 마스터(모든 무용수의 수업과 리허설을 감독하고 공연 역할을 배정하는 사람) 역 무용수 대사는 현장에서 소화하기로 변경하는 강수를 뒀다.

그는 “발레 마스터 역을 맡은 이현준 씨와 알렉스 씨가 정말 노력했다”며 “덕분에 더욱 생생한 현장감을 무대에서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대사가 있고 발레단의 일상을 다룬 공연인 만큼 이번 작품에서는 특히 연기 부분을 썼다. 공연이 시작되면 막이 오른 후 무대가 눈에 들어오는 통상적인 구조 대신, 처음부터 막을 올려둔 채 무용수들이 발레단에 출근해서 준비하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공연이 시작되도록 연출했다.

이 같은 실험 결과 ‘더 발레리나’는 다양한 관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유 감독은 자신했다.

그는 “발레 입문자의 경우 공연 전 해설을 비롯해 극의 스토리와 대사, 공연 속 다양한 갈라 공연을 따라가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발레 애호가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연”이라며 “무용수 연습복 하나하나를 뜯어보고, 클래스와 리허설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라고 짚었다.

‘더 발레리나’는 유니버설발레단이 경남문예회관을 비롯해 경기 하남·군포·고양, 경북 영덕 등 5개 지역 문예회관과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국내 굴지의 발레단인 유니버설발레단도 전례 없이 많은 단체와 협업한 작품이다.

유 감독은 “공동작업은 각종 자원이 풍부해지는 반면 서로 간 이해관계로 협업이 쉽지 않기도 한데 모두 우리를 전적으로 믿고 기다려줬다”며 “작품 안무·연출은 발레단, 작품 홍보 업무는 각 문예회관이 맡으며 시너지가 났다”고 밝혔다.

공동 제작한 지역 문예회관 5곳에서만 공연을 선보이는데, 여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공연 이른바 ‘막공’을 경남문예회관에서 펼친다. 그간 공연을 거치며 한껏 무르익은 무용수들의 연기와 몸짓을 즐길 수 있는 대미가 될 전망이다.

그는 “동선·포즈·시선 모두 약속한 공연에 익숙한 무용수들에게는 무대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오히려 어려웠을 것”이라며 “점차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의무감을 버리고 공연을 즐기듯 공연에 임하는 등 개선이 뚜렷이 보인다”고 했다.

진주 공연을 끝으로 당초 공연 계획이 마무리되는 만큼 이후 ‘더 발레리나’ 재연 가능성에 대한 견해를 묻자 유 감독은 의미심장한 답변을 남겼다.

“감사하게도 벌써 많은 지역에서 관심을 두고 계셔서 곧 더 많은 지역의 관객들을 만나게 될 것 같답니다.(웃음)”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유병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
유벙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이 ‘더 발레리나’ 연습 현장을 지도하는 모습.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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