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수의 의학이야기]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자세
[조민수의 의학이야기]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자세
  • 경남일보
  • 승인 2022.09.2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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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수 바로마디 정형외과신경외과내과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조민수 바로마디 정형외과신경외과내과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출근하는 길, 선선한 공기에 맑고 높은 하늘을 보면서 새삼 ‘아름다움’ 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요즘 뉴스를 보면서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아름다운 사회, 아름다운 세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이상과 현실은 그저 동떨어져 있어 보인다. 그래도 간혹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지지는 훈훈한 일들이 소개되는 것을 보면 이 복잡한 세상 속에도 ‘아름다움’은 정말 존재하는 것 같다.

수많은 경추통 및 요통 환자들을 보면서, 각자의 세월속에서 조금씩 늙어가는 척추관절을 바라보게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공평하게’ 생명이 다할 때까지 진행되는 노화는 어쩔 수 없으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픈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여기에서 건강하다는 것은 노화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를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의한 건강(health)은 “단순히 질병이나 허약함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 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에 따라 자신의 건강을 평가해 본다면, 어떠하신가.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하신 상태이신가. 다소 추상적이며 광범위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건강의 정의에서 보듯이 건강은 쉽게 영위할 수 있는 것은 아닌것 같다.

일반인이라도 척추에 있어서 다음의 질병명을 들어보셨을 것이다. 디스크병, 척추협착, 일자목, 거북목, 척추측만증 등등. 척추는 일반적으로 7개의 경추와, 12개의 흉추, 5개의 요추, 천추로 이루어져 있다. 거기에 수많은 근육들이 뼈 사이사이에 붙어서 길고긴 척추를 세우게 된다. 그리하여 흔히 이야기하는 ‘ S자 곡선’ 을 이루고 있으며, 그런 곡선을 유지하고 있을때 보편적으로 아름다운 자세라고 할 수 있겠다.

자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자세를 떠올려보고, 샤워를 마치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옆모습을 바라 볼 때 당신의 자세는 어떠하신가. 분명 아름다운 자세는 존재하겠지만, 나에게는 없는 기분이 들지는 않으신가.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배에 힘을 주고 허리도 펴보고 가슴도 펴보면서, ‘뭐 그렇게 나쁘지는 않네’ 하고는 애써 외면하고 계시지는 않으신가. 자세는 결코 누군가가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두번 손으로 만져주고, 견인을 해주고, 틀어준다고 해서 쉽게 바뀌지 않는다.

서두에 아름다운 세상 속에 이상과 현실이 동떨어져 있는 것을 이야기한 것처럼, 아름다운 자세, 건강한 자세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나에게 적용시키기에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하지만,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서는 아름다운 세상을 외치면서 그 말대로 조금씩 행동하고 실천하며 몸부림치는 사람이 많아져야 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자세를 위해서는 척추를 바로 세우는 근육들이 오랜시간 지속적으로 잘 쓰일 수 있도록 스트레칭과 운동을 없는 시간을 쪼개 주기적으로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해내고, 척추를 바로 세우고 앉아있고, 걸을 때 복압을 유지한 채로 척추 주위 근육에 힘을 주면서 버텨나가야 아름다운 자세가 유지되는 것이다.

호수 위에 우아하게 떠있는 백조가 우아한 모습과는 다르게 수면 아래에서 열심히 발버둥치는 것처럼.

얼마 전 필자의 경추와 요추 MRI를 점검 차원에서 찍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평소에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고 크게 통증도 없고 일상생활하는 것에 지장이 없어서 나의 척추는 건강하다 생각했었는데, MRI 검사상 관절의 노화가 많이 진행되어 있었다. 척추관절에 전문적 지식이 있고, 나름 운동을 하며 관리를 하더라도 시간의 흐름 앞에는 겸손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요즘 장시간 앉아있는 진료실에서 배에 힘주고 허리를 똑바로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고, 일과 후 저녁시간에는 주기적으로 코어운동을 하면서 몸에 신경을 쓰고 있다. 중년의 나이이지만, 거울 속에 나의 모습은 노력한 만큼 조금씩 변화가 있더라. 아름다운 자세라고 하지는 못하겠지만, 이 정도로 유지하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미약하나마 발버둥치는 노력은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하며, 만나는 환자들에게도 열심히 운동의 중요성을 전파한다. 오늘도 장시간 같은 자세로 컴퓨터 앞에 앉아 진료하고 나니 목, 허리가 뻐근해진다. 그래서, 또 운동하러간다. 결국 평생운동이 답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아름다운 자세를 생각하며 배에 힘주고 가슴을 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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