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김완태 시민기자가 들려주는 암환자 이야기
[시민기자] 김완태 시민기자가 들려주는 암환자 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22.09.2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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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만나고 맛있는 음식 먹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 가장 큰 치료제”
‘암환자가 뭐 어때서’의 저자 김완태입니다.

이번 기고에서는 싱글파파의 암환자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저는 암환자인 동시에 아내와 아버지를 암으로 잃었습니다. 통계상 대한민국 성인 중 남성은 5명 중 3명, 여성은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립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암세포를 몸속에 지니고 있는 잠재적 암 환자이기도 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한집 건너 한집에 암환자가 있지만 대부분이 본인이나 가족이 아니라면 암이라는 단어는 무섭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갑니다.

저는 29살에 고환암을 앓았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대장암, 아버지와 이모는 폐암 투병을 하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족이 비슷한 시기에 저를 포함해 4명이나 암 투병을 했습니다. 비록 시기가 늦은 탓에 아내와 아버지, 이모 모두 세상을 떠났지만, 그래도 아내는 4기임에도 6년을 생존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하다가 천국으로 갔고 아버지도 살아계시는 동안은 비교적 건강하게 생활했습니다.

저는 다행히 현재는 완치 판정을 받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13년 째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술도 한잔씩 하고 가끔은 몸에 좋지 않다고 하는 음식들도 먹곤 합니다. 암환자가 그래도 될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와 여러 가족의 투병생활을 통해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겠다는 마음가짐을 비롯해 내가 하고 싶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또 보고 싶고 만나면 행복한 사람들을 만나며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 암 치료의 가장 큰 치료제이자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암에 대한 정보는 무수히 많지만, 그 안에 상업적으로 난무하는 출처가 불분명하고 잘못된 내용과 정보들로 고생하는 환자와 가족을 많이 보았습니다. 또한 처음 암을 접하고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혹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막막해하는 암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부정적인 생각과 부족한 경험을 바로잡아 의미 있는 생활, 나아가 치료를 통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 암 치료를 넘어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행복은 반드시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찾아옵니다. 저는 발병 후 5년이 지나 현재는 암세포가 몸에 없는 의학적 소견에 따른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암환자와 그 가족은 불행할 것이고, 암치료와 정복은 어렵다’라는 잘못된 믿음을 바꿔가는 것이, 암을 다스리는 성공의 첫걸음이요, “안 될 거야”라는 마음을 “될 거야”라고 바꾸는 과정 자체가 암을 다스리는 핵심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흔히들 암은 돈과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합니다. 암환자로서 그리고 암환자의 보호자로서 10년 간 겪으면서 암 치료의 모든 과정들, 성공과 실패도 있었고 투병과정에서 습득한 정보와 지식, 돈과 시간을 활용하는 지혜가 암환자와 보호자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암 치료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들에게 단순히 치료를 잘 받는 과정을 넘어, 시간을 잘 활용하고 특히 장기간 투병에 있어서 치료에 동반하는 금전적인 부분들을 어떻게 준비해나가면 좋을지, 또 투병기간 치료 외에 어떠한 것들이 환자에게 또 환자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들을 제 책에 담았는데 암환자와 보호자분들도 이러한 준비를 잘해서 장기적인 치료와 암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위한 준비와 계획을 잘하길 당부 드립니다. 환자와 보호자로서의 경험은 또 다른 것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은 저에게 “기구한 삶이고 힘들었겠다”고 위로하지만 저는 그 과정에서도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로 인해 암을 다스리는 방법을 넘어 인생을 더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게 됐습니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도 중요하지만 하루를 살더라도 아프지 않고, 즐겁게 생활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암환자가 치료에 성공하고 완치라는 마지막 결승선에 도착하면 좋겠지만 반드시 그렇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러다 하더라도 마지막까지 하루하루를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암환자와 가족들에게 충분히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저와 가족들의 사례를 통해 공유하고 싶습니다. 저와 가족들은 어떠한 시련 속에서도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 저는 투병 중 일 때도, 가족들이 세상을 떠난 지금도 변함없이 행복을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힘내라는 말보다는 행복을 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긍정적인 생각들이 환자와 남겨진 가족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는 여러분들에게도 큰 힘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저의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9월 29일 목요일 오후 7시 진주문고 본점 2층 문화관 여서재(평거동)로 오면 됩니다.

김완태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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