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일만 하지 말고 놀아줘!
[경일춘추]일만 하지 말고 놀아줘!
  • 경남일보
  • 승인 2022.09.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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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설 (숲교육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정은설 숲교육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나는 분명 신나게 놀고 있는데 성과를 만들어내고, 노동의 대가로 자본이나 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면 이 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되면서 산업현장에서도 화이트칼라니 블루칼라니 하면서 육체노동을 등한시 하는 관념이 더 강해졌다.

농사를 짓던 부모들은 어떻게든 자식들이 육체적 노동에서 벗어나길 원했고 그 다음 다음 세대를 거쳐 지금의 아이들은 육체적 노동은커녕 마음껏 뛰고 달리지도 못하는 세대가 되어버렸다. 햇볕만 쬐도 알러지가 생기고, 바람이 차면 금방 감기에 걸려버리는 아이들이 된 것이다.

나도 어릴 때 엄마가 하는 설거지를 해보고자 졸랐지만 손에 물을 묻히면 평생 고생한다는 말로 늘 말리셨다. 아마 내가 못 미더우셨을 것이다. 혹시 그릇을 깨거나 거품이 남아서 이중 일을 하셔야 했을 테니까. 그래서인지 나는 아직도 설거지가 참 하기 싫은 가사노동이다.

노동은 자본주의 사회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이다. 생산노동, 소비노동, 감정노동, 가사노동 등 왠지 듣기만 해도 힘이 드는 노동이란 단어.

가을이다. 아이들과 산을 헤매며 도토리와 밤을 줍고 있다. 밤은 삶아서 부모님께 드리고, 도토리는 묵을 만들어 먹기 위한 노동(?)을 아이들과 한다. 아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신나는 놀이다. 인간의 수집본능을 충족시키고. 도토리 모자가 떨어진 곳엔 도토리가 있으니 고개를 들어 위를 보면 분명 참나무가 있다는 인과과정의 배움이다. 그 단순한 작업에 계절의 변화, 나무의 생태, 비교, 관찰, 목표를 향한 노력과 협력 등 다양한 정서적 발달이 이루어진다.

아이들에게 노동을 시키면 아동학대라는 우스갯소리가 더 이상 우습지 않는 이유다. 바쁜 일상에서 따로 시간을 내어 놀아주는 것은 힘든 일이다.

일상을 함께 해 보면 어떨까? 세상을 탐색하는 아이들에게 일과 놀이는 다르지 않다. 아이들이 일에 방해가 되는가? 부모가 하는 일을 설명해주고 일을 맡겨서 뿌듯함을 주어보면 아이는 부모의 일을 이해하고 도움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다. 같이 빨래를 개고, 설거지를 할 때 옆에 의자를 놓아서 같이 보게 해주고, 같이 청소기를 밀면서 웃고 놀아보자. 비싼 학원이나 각종 센터 프로그램보다 몇 백배의 효과를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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